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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 인터뷰]......“SW인력이 소모품이라는 인식 버려야”
뉴스종합| 2011-09-01 10:53
“소프트웨어 인력은 소모품이 아닙니다. 개발자는 물론 국민 모두가 패배주의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국가적 프로젝트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해선 무엇보다 국민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안철수연구소의 김홍선 대표는 지난 26일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진흥을 위해선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재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우선 인력난이 가장 큰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 뿐만 아니라 다른 중소업체들 역시 인력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농담 삼아 “사람 좀 구해주세요”라며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 중에서 이름있는 안철수연구소조차도 인력 문제가 심각해 아이디어는 많지만 사업화 할 만한 인력이 없어 추진하지 못하는 것도 많다”고 토로했다.
소프트웨어 인력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그는 “그동안 소프트웨어 산업이 중심이 되지 않았고 조연에 불과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난 소모품이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것만큼 비참한 것이 있겠냐”고 현장 인력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소프트웨어 산업은 아이디어 싸움인데 새로운 세계와 꿈을 만드는 것에 중요하고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과거 사회분위기를 비판했다. 그리고 짧은 학문적 역사와 적은 인력배출기관, 나이가 들면 일하기 힘들다는 인식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김 대표는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과거 소프트웨어 산업은 제조업 중심의 사회에서 공장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의 도구였을 뿐이었지만 지금은 사회나 산업환경이 시스템 구축 없이는 돌아가지 않고, 소프트웨어가 이런 환경들을 조성한다”며 “산업적 트렌드 역시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회분위기 전환과 소프트웨어 발전을 위해 김 대표는 최근 ‘국가적 프로젝트 진행’과 ‘패배주의의 불식’을 제안했다.
그는 “80년대 교환기의 국산화로 통신기술이 발달하고, 90년대엔 주전산기의 개발로 중형컴퓨터를 만들었는데 해외로 수출할 만큼 멋진 제품이 나온 것이 아니었지만 그 당시 멋진 인력들이 창출되었다”며 “그때의 인력들이 그나마 우리나라를 받쳐주고 있는데 스마트폰 OS나 클라우드 시스템 개발 등 여러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인력 개발과 인식 전환의 반전 포인트를 마련하자”고 말했다.
또한 우리사회에 팽배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패배주의에 대해선 “우리는 안돼”라며 시도조차 하고 있지 않은 데, 지금 현재 나오는 기술들은 외계에서 온 신기술이 아니며 예전 80, 90년대 발전을 통해 다 인큐베이션 되었던 기술이고 우리가 현실화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전략적 관점에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강점분야인 하드웨어 부문이라든지, 교통, 의료시스템, 전자정부 이런 것들을 소프트웨어 산업과 연계해 국가적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융합’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융합이 소프트웨어 산업의 키워드이고 모바일, 클라우드 등 과거에 비해 생활이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며 소프트웨어는 우리 사회와 산업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융합하는 도구이기도 하고 사회적인 융합을 실현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동반성장ㆍ상생에 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기업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일자리 창출을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것이 소프트웨어 산업인데 대기업이 벤처산업도 육성하고 M&A하는, 그런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 구글이나 애플 등 외국 대기업들은 신생 벤처를 아이디어만 좋으면 1조원 넘게 사기도 하고 같이 좋은 아이디어도 공유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젊은이들이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산업에 뛰어들지 않는 것”이라며 전략적으로, 집중적으로 ‘이것이 우리의 미래이며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라는 사회적 컨센서스를 통해 비전을 바꿔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영규 기자/yg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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