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4일 사건 참고인이 출석에 불응하고 나이가 어리다고 반말과 욕설을 한 현직 검사에 대해 경고조치를 권고했다.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게 이유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B(35) 검사는 지난 3월 강간 사건의 목격자이자 제보자인 A(20)씨가 출석을 미루고 진술녹음 조사에 응하지 않자 ‘거짓말탐지기 조사 좀 받아야겠다’며 ‘일단 올라와 봐’라고 말했다.
또 A씨가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은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고 하자 ‘이 자식’ ‘이 새끼’ 등 욕설을 하면서 ‘지금 네가 뭘 했든 넌 혼나게 돼 있어’ ‘입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니까 빨리 조사받으러 오라’고 위압적으로 조사 받을 것을 요구했다.
B 검사는 “강간 사건 신고인이자 제보자인데 검찰 조사에서 ‘경찰의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며 태도를 바꾸고 사실을 확인하려고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응하지않았다. 약속한 녹음조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반말을 한 것은 본인보다 나이가 어리고 약속을 여러 차례 어겼기 때문에 그것을 책망하고 강하게 독려해 출석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며 “출석 요구는 상식이나 법리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고 중요 참고인이 진술을 바꿨기 때문에 그 경위를 설명하는 것이 상식에 맞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수사 업무에 충실하려 했던 점이 일부 인정된다 해도 검사는 사건 관계인에게 친절하고 그들의 인권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