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郭 소환 충격파’ 혼란의 교육 현장- “교육감 검찰 출두 아이들에게 어떻게 얘기(교사)…우리 자녀 피해입지 않을까 걱정(학부모)…도덕적인 분이라면서 돈 거래는 왜(학생)”
뉴스종합| 2011-09-05 09:07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를 놓고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와 ‘돈 거래’를 했다는 의혹으로 5일 검찰에 소환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놓고 교육 현장의 3주체라 불리는 서울 지역 교사, 학부모, 학생들은 혼란에 빠졌다.

대다수 교사와 학부모는 어린 제자와 자녀에게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한편 고교선택제, 수행평가 개선 등 예정된 각종 교육 정책의 차질이 예상되면서 이것이 학교 현장에 미치는 여파를 걱정하고 있었다.

우선 교사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물어오는 제자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강남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가끔씩 ‘교육감님이 왜 이렇게 되셨냐’ 며 묻는 애들이 있다“며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고민스럽다”고 토로했다.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지난해 선거 때문에 고학년 학생들 중에는 곽 교육감의 존재를 아는 아이들이 많다”며 “아이들이 TV나 인터넷에서 스치듯 보는 뉴스에서 교육감을 알아볼까봐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학부모들도 자녀들의 이 같은 질문에 당혹해가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번 선거 때도 곽 교육감에 투표했던 ‘지지자’였다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도봉구의 박모(41ㆍ여) 씨는 “만일 애가 ‘왜 교육감님이 선거 때 돈 거래를 한 거예요. 청렴한 분이라면서’ 라고 물으면 뭐라고 말해줘야 하나 걱정이다”며 “나조차도 가끔씩은 ‘그 분이 왜 그러셨나’ 하는 배신감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학생들도 역시 당황했다. 양천구 소재 고등학교 1학년인 김모 양은 “아빠가 ‘정직하신 분’이라고 했던 교육감님이 왜 그랬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모두 곽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이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 시작된 2학기부터 빚어질 교육 현장의 혼란에 대해 걱정했다. 동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2학기부터 시교육청에서 수행평가 비중을 줄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안 내려오고 있다”며 “교사들끼리도 모였다 하면 교육감 얘기만 할 정도”라고 했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마포구의 최모(43ㆍ여)씨는 “고교선택제를 우리 애 때부터 폐지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는 거냐”며 궁금해했다. 종로구 소재 고등학교 3학년인 오모 양도 “지금 당장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데 학교 안팎이 시끄러우니 혼란스럽다. 1일 모의평가 때도 학교가 뒤숭숭했다”며 “수능 잘 봐야 하는데 왜 이 때 이런 일이 터졌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