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 안풍(安風)은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또 안 원장을 유력 대선주자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며, 이에따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선전략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안 원장의 이번 서울시장 불출마선언을 최고의 정치해프닝으로 꼽았다. 안 원장의 폭발적인 대중적 지지가 여의도 정치판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낮은 지지율도 함께 확인됐다. 두 사람이 단일화를 했다하더라도 안 원장의 지지가 곧바로 박 이사에 대한 지지로 연결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박 이사는 쉽게 말해 ‘아는 사람만 아는’ 인물이다. 그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진다”며 “안 원장 지지자들 중 진보성향 유권자 일부가 옮겨올 것”이라고 말했다.

10ㆍ26 보궐선거 지형도도 상당히 복잡해졌다. 셈법이 간단하지 않지만 여야할 것 없이 누굴 후보자로 내야할 지 고심에 빠졌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민주당은 야권후보 단일화를 신경써야겠지만 한나라당은 박 이사가 단일화 후보가 될 경우를 고려해 중량감있고 참신한 인물을 물색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모두 긍정의 답변을 보냈다. 반짝 효과일지는 모르지만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지지율을 단숨에 뛰어넘은데다 야권의 대권후보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안 원장의 지지율은 내년 대선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유력하게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원장은 정치 무대에 데뷔를 한 셈이고 최근 발언 등을 보면 대선에 대해 완전 부정도 하지 않더라”라며 “현 시점에서 볼 때 여론 지지율은 박 전 대표에 필적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내년 대선까지 안 원장이 야권에서 실체를 가질 경우라는 전제가 필요하다”며 “중도층 및 진보층을 끌어안는 구심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대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 원장의 현실 정치 극복과 제3세력으로의 등장에 대해선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제3세력이 정책 정당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선 기존정당과 차별화된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참여와 관심을 끌어야 하며 지역 혹은 직능부문 등 표를 몰아 올 수 있는 특정 지지기반 확보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정당들이 내년 총선ㆍ대선 과정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안 원장 같은 인물의 깜짝등장 혹은 안 원장의 정치권 재등장에 휘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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