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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아이콘 보시라이, 서방자본주의 비판
뉴스종합| 2011-09-16 09:41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당 서기가 서방 자본주의를 ‘외화내빈’이라고 비난하며 중국 ‘좌파 기수’로서의 면모를 과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보 서기는 최근 35개 대학 대표를 초청한 시 정부 좌담회에서 “역사를 보면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를 대체하는 건 필연”이라면서 “자본주의는 극복하기 힘든 기본적인 모순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일부 서방국가들이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고 빈부격차가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 서기는 “자본주의에서는 소수의 사람들이 부를 싹쓸이해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힘겹게 살아가야 한다. 이렇게 뻔히 드러나는 불공평함을 사람들이 언제까지 참을 수 있겠느냐. 결국 심각한 경제와 사회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시라이 서기는 4년 전 충칭 시 서기로 부임한 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한편,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이념으로 돌아가자는 ‘홍색(紅色) 캠페인’을 벌여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자신의 색깔 굳히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2년 가을로 예정된 중국 공산당 지도부 개편을 앞두고 그의 ‘홍색 캠페인’은 극좌 보수 성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를 두고 보수파를 결집해 중국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자리에 오르려는 꼼수로 보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홍콩 싱다오르바오는 보 서기가 이번 좌담회에서도 “요즘 공산당 간부들은 갈등을 피하려고만 한다. 화합이 최고인양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는데, 옳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색을 분명히 하고 끝까지 밀고나가야 한다”며 최근 정치행보에 대한 입장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고 전했다.

보 서기는 이 자리에서 충칭 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고 호적제도를 개혁하는 등 민생 살리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자신의 정치 업적을 나열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보시라이 서기의 서방 비판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보 서기의 모순된 요구를 지적하는 글이 쇄도했다. 한 누리꾼은 “서방국가가 그렇게 위험한데 아들을 미국에서 빨리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난했다. 보 서기의 아들 보과과(薄瓜瓜)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유학하고 현재는 미국 하버드 MBA 과정을 밟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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