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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카르비엘, 72억弗 사상최대…日 ‘Mr.구리’ 26억弗로 2위에
뉴스종합| 2011-09-16 11:42
유럽銀 도덕적해이 또 도마에

무디스, UBS 신용강등 검토

“기적이 필요해(Need a Miracle).”

유럽에서 또 한 번의 대형 금융사고를 일으킨 크위쿠 아도볼리(31) UBS 직원은 체포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메모를 남겼다. 허가받지 않은 임의매매로 20억달러(한화 2조2000억원)의 막대한 손실을 낸 괴로운 심경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아버지가 유엔 고위직으로 알려진 아도볼리는 15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체포됐다.

스위스 대형은행 UBS는 이날 “한 직원이 은행의 승인을 받지 않은 거래를 한 사고로 20억달러의 손실이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UBS 측은 이번 사고로 3분기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 여파는 UBS의 신용강등 가능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15일 “이번 사고로 UBS의 위험관리와 내부통제 시스템의 취약점이 재차 분명하게 드러났다”며 이처럼 “계속 진행되고 있는 취약점에 초점을 맞춰 신용등급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3500명의 직원을 해고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UBS의 노력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이날 UBS는 스위스 증시에서 한때 주가가 9% 이상 폭락했다.



극심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도 이번 사건으로 또 한 번 충격에 휩싸였다.

은행 위기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리면서 은행권 전체의 도덕적 해이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금융시장을 교란시킨 억대 금융사기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관리 감독 강화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부터 꾸준히 ‘금융사고사(史)’는 이어지고 있다.

사상 초유의 손실액을 기록한 금융사고는 지난 2008년 발생한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의 선물거래 사건이다. 당시 31세였던 제롬 카르비엘은 개인이 일으킨 금융사고로는 최고 액수인 72억달러(8조4000억원) 손실을 냈다. 회사 내부 감사에 걸려 ‘도박행위’가 들통난 카르비엘은 이 사건으로 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위는 ‘Mr.구리’로 불린 일본 스미토모의 구리 트레이더 하마나카 야스오. 1986~98년 손실규모가 26억달러에 달한다. 이 사건으로 당시 국제 구리값은 요동쳤고 하마나카는 8년간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다음은 영국 베어링 은행을 파산으로 몰고간 닉 리슨이다. 싱가포르 지점에 근무한 리슨은 일본 주식을 거래하면서 13억달러를 날렸다. 이 사건으로 200년 역사를 자랑한 베어링 은행은 네덜란드의 ING에 1파운드에 매각되는 운명을 맞았다. 당시 28세였던 리슨은 6년5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출감 후 자서전격인 ‘악덕 거래인(Rogue Trader)’을 써서 영화화되기도 했다.

자서전으로 대박난 금융사기꾼은 리슨만이 아니다. 일본 다이와 은행의 부사장이었던 이구치 도시히데는 10년간 미국 채권을 거래하면서 11억달러를 잃었지만 출감 후 ‘고백’이라는 자서전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에 등극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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