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흐름은 분양 시장이 철저히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된 데 따른 대응으로, 특히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 등으로 주택 구매 심리가 악화되는 흐름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춰 수요자들을 유인하려는 건설사들의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초기에 계약률을 크게 끌어올려 분양 기간을 대폭 단축하려는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신규 분양 아파트가 미분양으로 남을 경우 이를 소진하기 위해 할인분양 등 미분양 판촉기법을 도입할 수밖에 없어 애초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 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26일
오는 30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들어가는 대우건설의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 역시 분양가가 크게 낮아졌다.
대우건설은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의 3.3㎡당 분양가를 740만원대 책정, 사실상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 전셋값인 757만원 보다 낮게 공급키로 했다. 특히 이같은 분양가는 2009년 입주한 인근 아파트 들의 분양가에 비해 3.3㎡당 200여 만원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청약을 마친 광교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의 분양가 역시 3.3㎡당 분양가를 1100만~1200만원대로 책정, 앞서 분양을 마쳤던 삼성래미안(1370만~1380만원),울트라 참누리(1285만원 선),한양 수자인(1270만원 선) 등에 비해 분양가 경쟁력을 갖춘 바 있다.
이런 흐름은 분양을 앞둔 단지들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일반분양가 책정을 둘러싸고 조합과 시공사 간의 의견 차이로 1년 이상 사업이 지연됐던 왕십리뉴타운 2구역은 일반분양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던 일반분양가가 3.3㎡당 평균 1950만원에서 결정됨에 따라 이르면 내달 일반분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분양가는 3.3㎡당 1900만~2000만원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분양대행사의 한 담당자는 “주택 구매의 다수를 차지하는 실수요자들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아예 관심을 갖지 않는 게 현 분양 시장의 흐름”이라며 “높은 분양가에 따른 미분양으로 고전하느니 애초에 낮은 가격으로 승부하는 게 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정순식 기자@sunheraldbiz>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