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화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 ’짐캐리표 가족영화’의 전형
엔터테인먼트| 2011-09-27 03:07
01. 동물을 매개로 한 가족 영화.

잃어버린 동물을 찾아주는 탐정 역할을 맡아 좌충우돌했던 ‘에이스 벤추라’에서도 보았듯이 짐 캐리는 동물이 등장하는 영화와 상당히 친숙합니다. 온 몸을 활용하는 슬랩스틱과 온갖 진기한 표정이 가히 동물적이어서 그런지, 짐 캐리는 동물과 함께하는 연기에 매우 익숙합니다.

추석 시즌에 개봉한 ‘파퍼씨네 펭귄들’은 그런 짐 캐리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유쾌하고 훈훈한 가족영화입니다세계를 탐험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 여행가가 되고 싶었던 톰 파퍼(짐 캐리)는 성장하여 능력 있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됩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치 못해서 이혼 후 전처가 데려간 아이들을 2주에 한번씩 보면서 무미건조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계를 탐험하던 아버지의 부고와 함께 유산으로 여섯 마리의 남극 펭귄들이 그의 집으로 배달되면서 톰 파퍼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뀝니다. 펭귄 한마리 때문에 골머리를 썩던 파퍼에게 설상가상 다섯마리가 더 배달되면서 여섯마리의 말썽꾸러기 펭귄들은 파퍼의 고급 아파트를 완전 헤집어 놓습니다.

어떻게든 펭귄을 처분하기 위해 방법을 강구하던 중에 파퍼의 아이들이 그만 펭귄들의 귀여운 모습에 홀딱 반해 버리자, 이후 펭귄들과의 ‘울며 겨자먹기식’ 동거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처치곤란 했던 펭귄들로 인해 그간 소원했던 아이들과의 관계가 호전되자 파퍼는 펭귄들을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게 됩니다.

02. 진정성을 담은 개인기로 가족과의 관계 회복에 나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가장이지만 뒤늦게 전처는 물론 아이들과의 관계 회복을 갈구하는 이혼남 역할은 사실 짐 캐리에겐 전매특허라 해도 좋을 정도로 그에겐 맞춤형 배역입니다. 이미 ‘라이어 라이어’같은 전작에서 이와 비슷한 배역을 맡아 환상적인 슬랩스틱 연기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일에만 매달리느라 가족에게 소홀하지만, 그래도 아무도 못말리는 광대 포스로 아이들에겐 최고의 아빠입니다. 하지만 그 만큼 매사에 진지함이 부족하고 익살스럽기만 해서 아내에겐 그저 철부지 남편으로 인식될 뿐입니다.

그러다 이혼을 당하고 고독하게 홀로 살아가다 뒤늦게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절치부심하여 그간 소원했던 가족과의 관계 회복에 나서는건 짐 캐리의 가족용 코미디에 자주 등장하는 설정입니다. 가족과 재결합 해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짐 캐리의 진실을 담은 그 화려한 개인기가 바로 짐 캐리 가족 영화의 주된 볼거리입니다.‘파퍼씨네 펭귄들’에서는 짐 캐리의 개인기를 보좌해 줄 도우미로 귀엽기 짝이 없는 펭귄들이 출연한다는게 특징입니다.

03. 애교덩어리 펭귄들의 눈부신 활약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역시 더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펭귄들입니다. 엄격한 오디션(?)을 거쳐 선발했다는 여섯 마리의 펭귄들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합니다. 듬직한 대장을 필두로 늘 시끄럽게 울어대는 꽥꽥이, 심심하면 다리를 깨무는 깨물이, 시도 때도 없이 방귀만 뀌는 뿡뿡이, 여기저기 부딪히고 넘어지기 일쑤인 띨띨이, 애교덩어리 사랑이까지 여섯마리의 펭귄들은 겉모습은 똑같아 보여도 각자 뚜렷한 개성과 특징이 있습니다.

여섯마리의 펭귄들은 짐 캐리를 도와 익살스럽고 귀여운 행동으로 큰 소동을 일으키며 포복절도할 웃음을 선사합니다. 펭귄들은 냉장고에 둥지를 트는 것은 기본이고, 파퍼의 침대에 아무렇게나 누워 함께 잠을 자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파퍼를 쫓아 구겐하임 미술관까지 쳐들어가 높은 층에서 아래로 슬라이딩하며 미술관을 마구 헤집어 놓기도 합니다.

그런 숱한 소동에도 불구하고 톰 파퍼에겐 자신과 가족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는 펭귄들이 더없이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파퍼는 펭귄들을 위해 한 겨울에 고급 아파트 창문을 모두 열어놓고, 아파트 내부를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남극식으로 리모델링 합니다. 그러는 동안 파퍼와 아이들은 모두 집에서도 두터운 외투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지내지만, 모두가 펭귄들 때문에 행복합니다.

특히 파퍼가 화장실에서 펭귄 한마리씩 들고 배설 훈련을 시키는 장면이나, 펭귄들이 자신들처럼 뒤뚱뒤뚱 걷는 채플린 영화를 넋을 잃고 보는 모습은 정말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습니다. 파퍼 가족이 합세해서 동물원에 갇힌 펭귄들을 구출해 오는 대목도 압권입니다. 펭귄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일체감을 깨달아가는게 이 작품의 주제라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04. 익살스런 짐 캐리와 귀여운 펭귄들의 결합

짐 캐리의 가족용 코미디는 어느 것이든 기발한 아이디어와 익살스런 부성애를 바탕으로 따뜻한 웃음을 자아내는게 특징입니다. 이 영화에서 기발함은 온전히 펭귄들의 몫입니다. 남극에서 캐스팅해 온 애교덩어리 펭귄들은 각자의 개인기를 살려 좌충우돌하며 짐 캐리 특유의 익살 개그와 절묘하게 어울리고 있습니다.

골칫거리였던 펭귄들은 파퍼와 가족을 연결해주면서 어느덧 자신들도 파퍼 가족의 일원이 되어 파퍼로부터 극진한 보호를 받습니다. 익살 맞고 우스꽝스런 펭귄 아빠 파퍼와 귀엽고 애교만점인 펭귄의 교감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또 한 편의‘짐 캐리표 가족 영화’라 봐도 좋을 것입니다.




이슈팀 박정은기자/ hee@issuedaily.com
황용희기자hee@issu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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