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LG스마트폰, 왜 삼성을 못따라 갈까?
뉴스종합| 2011-10-04 13:20
“제품 개발보다 마케팅에 집중해 경쟁력을 잃었다.”(HSBC 리서치) “플래그십 역할을 해줄 제품이 없다.”(미래에셋증권) “태생적 한계로 인한 노하우가 부족하다.”(업계 전문가) “연구인력이 삼성의 3분기 1 수준에 불과하다.”(LG 관계자)

LG 스마트폰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도 휠씬 더디다. 아이폰5를 선보이는 애플이나, 스마트폰이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아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3분기 520만대로 2분기에 비해서도 100만대가량이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9년 2분기 LG전자 휴대폰 사업부는 사상 처음 분기 매출 5조원을 넘어섰고,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을 차지했다. 당시 LG는 ‘2012년 글로벌 톱2 도약’이라는 야심찬 목표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이때가 정점이었다. 2009년 하반기 애플 아이폰 열풍에 몸살을 앓더니,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왜 LG는 삼성을 못따라 가는 것일까. 업계에서는 태생적 한계로 인한 노하우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업계 전문가는 “팬택처럼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 스마트폰에 ‘올인’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고, 삼성처럼 기존에 쌓아 놓은 노하우도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삼성은 10년 전부터 스마트폰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다.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윈도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을 내놓았고, 블랙잭 등 일부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적지 않은 판매량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LG는 피처폰(일반)에만 올인, 스마트폰에 대한 노하우가 없었다. HSBC 리서치는 “제품 개발보다 마케팅에만 집중해, 경쟁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부족한 연구ㆍ개발 인력도 주 원인으로 꼽힌다. LG 관계자는 “LG의 휴대폰 개발 인력은 6000명가량 되는데, 이는 삼성의 3분의 1 수준밖에는 안 되는 규모”라며 “스마트폰만 놓고 보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인력 확보도 쉽지 않고 인력 양성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일관된 해외 마케팅 전략의 부재도 문제로 지적된다. ‘옵티머스2X’, ‘옵티머스 3D’ 등 세계 최초의 기능을 내세운 스마트폰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지만, 애플 아이폰 시리즈와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 양강 구도를 뒤집을 만한 확실한 콘셉트 구도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부 지적도 나온다.

소프트웨어 기술력 확보도 LG전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OS 업그레이드 등 사후 관리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피처폰 경쟁 시대에는 하드웨어 스팩이나 디자인이 중요시됐지만, 스마트폰은 애플리케이션의 안정성, 꾸준한 업그레이드 등 사후 지원이 더 중요한데 LG가 이 부분이 아직도 취약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LG가 초콜릿폰으로 세계 3위의 휴대폰 업체로 올라섰던 것처럼, 다품종의 제품으로 승부할 게 아니라, 좋은 선례를 만들수 있는 확실한 하나의 제품에 올인하지 않고서는 반전이 힘들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LG 관계자는 “초기 시장 진입이 늦다 보니,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적자폭이 축소되고 있고, 스마트폰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명예 회복을 자신하고 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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