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감소하는 수출, 버텨내는 내수∼한국경제 버팀목 바뀐다
뉴스종합| 2011-10-05 10:07
글로벌 재정위기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 한국경제를 지켜주는 ‘버팀목’이 바뀌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 감소세가 완연한 가운데, 국내 소비는 높은 신규 고용을 바탕으로 의외의 선전을 펼치고 있기때문이다. 세계경제 침체의 위기속에 ‘한국호’의 하드랜딩이냐, 소프트랜딩이냐를 놓고 10월 중 내수 관련 지표를 지켜보는 이유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으로 떠오른 내수=금융 및 민간경제전문가들은 서비스업 생산증가세와 고용의 양호한 흐름, 9월 소비자기대지수 등 3대 지수가 선전하면서 내수가 우리경제의 버팀목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호한 내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3개월째 증가하고 있는 서비스업 생산과 높은 신규 고용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6월 3.5%(전년동월대비) ▷7월 3.8% ▷8월 4.8%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 8월중 고용은 전년 동월대비 49만명, 실업률 3%대라는 ‘깜작’ 놀랄만한 성적표를 내놨다. 반면 수출 통계와 직결되는 광공업 생산은 7월(전월대비 -0.3%), 8월(-1.9%)를 기록했다.

진은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산업생산은 예상보다 더 빨리 감소한 반면, 소비둔화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 신제윤 1차관은 “경기의 하방위험성이 상당히 있지만 과거와 다른 것은 서비스부문이 상당히 좋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 이후 충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의 경제구조를 내수와 서비스산업 성장으로 바꿔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한국경제는 수출비중이 높은 전형적인 개방경제로 통하지만 국내 총생산(GDP)을 산출할 때 국내경제에서 소비와 정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수출보다 두배 이상 크다는 것이 정설이라며 내수가 감소하는 수출을 떠받치는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방하고 있는 내수 부문이 향후에도 양호한 성적표를 낼 지는 불확실하다. 진 연구원은 “최근 종합주가지수 하락 등 금융자산 가격 급락에 따른 심리 위축은 소비에 점차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며, 설비투자 부문의 핵심인 기계류 수주와 출하 증가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빨간불’ 들어온 수출=반면 수출은 흔들리고 있다. 9월까지는 무역수지 14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가 3개월 후에 밀려온다는 시차를 감안하면 10월부터는 수출 증가세가 하락세로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9월 리만브라더스 사태 이후 11월부터 수출 증가율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2008년 외환위기 당시 수출은 9월 374억 달러 ▷10월 371억 달러 ▷11월 288억 달러로 감소했다. 이렇게 감소세를 보이던 수출증가율(전년동월대비)은 2009년 1월에는 -34%로 떨어졌으며, 2009년 10월까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었다.

특히 글로벌 재정위기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선진국으로의 수출이 문제다. 지난 9월 수출입통계에서도 미국(15.9%), 유럽연합(EU)(11.2%)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반면, 중국(20.5%), 아세안(43.2%) 등 개발도상국과 일본(48.7%)으로의 수출은 아직까지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이코노미스트는 “9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9.6% 증가했지만 전월에 비하면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향후 수출이 선진국 중심으로 둔화돼 올해 경제성장률이 3.8%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통상 3개월이 지나야 글로벌 충격이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한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미국과 유럽쪽이 무역관련 지표가 회복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10월 무역수지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창훈ㆍ박지웅 /goa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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