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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서울대생’이란 정체성에 거부감 들었다” 서울대생 자퇴선언
뉴스종합| 2011-10-14 08:43
“우리사회에서의 뿌리깊은 학력ㆍ학벌 차별과 입시주의의 교육에 반대한다. 그래서 난 자퇴하려 한다”

한 서울대생이 한국사회의 뿌리깊은 학력ㆍ학벌주의와 입시위주의 교육에 반대하며 자퇴선언을 해 파장을 낳고 있다.

13일 서울대 학내 학생회관에는 ‘저번 주에 자퇴서를 냈는데…’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여졌다. ‘공현’이란 필명으로 자신을 사회과학대생이라고 밝힌 이 학생은 “제가 대학을 그만두는 이유는 대학 서열 체제와 입시 경쟁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때 입시제도 폐지 등의 청소년 운동을 하기도 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는 “대학 서열화나 입시 문제는 대학 교육 차원에서도 악영향이 있으며 등록금 문제도 서열화 및 초과수요 문제와 깊은 인과 관계가 있다”면서 “사회에서의 학력·학벌 차별 문제 등 모든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고 저항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서울대에 오기 싫었지만 결국은 지원하고 입학했다”며 “하지만 대학에 와서도 문제의식은 계속 커져갔고 ‘서울대 학생’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에 대학에 발붙이기도 어려웠다”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고3 청소년 중 대학을 안 가기로 결심한 사람들이 ‘대학입시 거부선언’을 준비하고 있고, 대학을 안 갔거나 그만둔 사람들이 ‘대학거부선언’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이를 알리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학생은 “여러분이 서울대 재학생·졸업생이라는 게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주시고 입시경쟁에 대해 학벌 사회와 대학 교육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계속 학적을 유지한 이유 중 하나가 군대 문제였는데 이번에 병역거부로 마음을 굳힌 것도 (자퇴를 결정한) 계기였다”며 “병역 거부를 마치고 출소한 뒤에 재입학해서 공부할지 말지를 고민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대 자퇴생은 총 341명으로, 미등록(161명),미복학 (28명) 등 자발적 제적이 53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지난 국감조사결과 드러났다.

황혜진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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