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반(反)월가시위 서울광장 진입 무산, “22일엔 꼭 서울광장 진입할 것”
뉴스종합| 2011-10-16 08:58
‘1%에 맞서는 99%, 분노하는 99%’ 기치를 내걸고 15일 오후 6시 서울광장에서 진행하려고 했던 ‘월가 시위 국제연대집회’는 결국 서울광장 진입에 실패했다. 집회를 불허한 경찰이 대규모 병력을 배치해 시청진입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큰 물리적 충돌없이 시위는 인근 대한문 앞에서 진행됐다.

이날 대한문 집회에 모인 인원은 주최 측 추산 1000여명(경찰추산 600여명)으로 ‘99% 행동준비회의’ ‘빈곤사회연대’, ‘다함께’, ‘전국학생행진’, ‘다음 아고라’ 등 42개 시민사회단체와 일반시민들이 참여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일부 정당들도 함께했다. 경찰은 20중대, 1400여명의 병력울 배치했다.

시위참여자들은 촛불을 켜고 자유발언 시간을 가졌다. 박석운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대표가 발언을 시작했다. 박석운 대표는 “합법적으로 신고된 집회에 경찰을 투입했다”며 “오후 2시에 있었던 여의도 금융감독원 시위에서 이명박 대통령 가면이 나타났기 때문인가” 라며 정부를 규탄했다.

시위에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했지만 대다수가 20~30대 청년으로 보였다. ‘한국청년연대’, ‘전국학생행진’, ‘대학생사람연대’ 등 청년시민단체의 깃발이 곳곳에 보였다.

한국청년연대의 윤희숙(36)씨는 “소수에 있는 사람들만 재산이 늘고 나머지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현실을 보면서 체제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나도 99%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고 집회 참여이유를 밝혔다.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 이승효(29)씨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도 직장 얻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재벌 대기업이 흑자를 보고 있다고 신문에 종종 나는데 도대체 국민에게는 얼마나 돌아오는지 모르겠다”며 현실을 비판했다.

자신을 촛불 네티즌이라 밝힌 한세정 씨는 “비정규직, 반값등록금, 한진중공업 문제 등 촛불을 켜야할 곳이 너무 많았다”며 “ ‘Occupy 서울’에서 이 모든 의제들이 하나로 뭉쳤다. 99%의 문제들이 해결될 때까지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박석운 대표에 이어 단상에 오른 이화여대 11학번 김정례 학생은 “천만원 등록금 시대가 열렸다”며 “밥을 사먹기에도 힘들다”고 밝히며 대학생들의 힘든 현실을 드러냈다.

외국인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발언시간 중간에 스페인 청년 5명은 ‘United of Global change’ 라는 피켓을 들고 나와 “월가에 이어 진행되는 한국판 Occupy시위를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어 최예륜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33)은 자유발언을 통해 “오늘 롯본기공원에서 시위 중인 일본 도쿄 실행위원회에서 공동연대투쟁을 더 강화하자는 메시지가 왔다”고 말해 전세계적인 시위임을 공고히 했다.

저녁 8시 40분께 주최 측인 ‘99% 행동준비회의’는 시위 해산을 알리며 “다음주 토요일인 22일에는 ‘시청광장’에서 집회를 진행하겠다”면서 “99%의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월가 시위 국제 공동행동의 날 집회는 전 세계 80여개국 900개 이상의 도시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이소희 인턴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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