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그리스 총파업으로 나라 마비…곳곳 화염병 충돌
뉴스종합| 2011-10-20 01:10
정부의 긴축안 의회표결에 반대하는 그리스 노동자들이 9일(현지시간) 총파업에 돌입해 사실상 나라의 기능이 마비됐다.

이날 민간부문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그리스 노동자총연맹(GSEE)과 공공부문 최대 노조인 공공노조연맹(Adedy)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파업에 참가하는 노동자들이 수도 아테네 중심가 곳곳에서 집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 10만명 이상이 국회의사당 주변 시가를 행진했고, 경찰이 최루탄을 쏘면서 저지하자 시위대들은 벽돌, 나무, 계란 등을 던지면서 격렬하게 저항했다.

두건을 쓴 시위대들은 화염병을 투척하고 일부는 쓰레기로 넘쳐나는 쓰레기통에불을 붙이면서 검은 연기가 온통 의사당 주변을 휘감았다. 또 다른 시위대들은 은행의 창문과 간판을 깨는 등 분노를 표출했으며, 이 과정에 취재하던 방송사 관계자 등 2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dpa, 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아테네 시 외곽 대학가 주변에서도 같은 모습의 과격한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그리스의 제2의 도시인 테살로니키에서도 1만5000명 이상의 시위대들이 도심에 운집했고, 파트라스시 서쪽 항구에는 2만명이 행진을 벌였다. 또 1만5000명이 크레테섬의 헤라클리온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그리스 전역이 몸살을 앓았다. 장관들의 포스터를 들고 시위를 벌인 미할리스 디모우씨(50)는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이 사람들(장관들) 모두를 체포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리스 노동계가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필수 서비스들이 대부분 중단되는 등 도시기능이 마비됐다. 은행, 상점, 베이커리, 약국, 병원 등이 문을 닫았고 공공노조연맹의 파업으로 우체국, 법원, 세관 등 대부분 관공서도 업무를 하지 않았다. 택시와 선박 등 대중교통이 멈췄으며, 항공기는 이날 오전 내내 운항을 하지 않았다가 오후 들어서 일부 항공편이 운항을 재개했다. 세관 공무원들의 파업으로 인해 주유소들도 대부분 영업을 중단했다.

지방자치 단체 공무원 노조는 그리스의 주요 쓰레기 매립지에 대한 봉쇄를 풀지않기로 했다. 전날 정부가 파업 중인 환경미화 공무원들에게 직장 복귀 명령을 내렸지만, 거리 곳곳에 쌓인 쓰레기 더미들은 치워지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 파업 참가자들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조건에 임금 및 연금 삭감과 세금 인상, 공무원 3만명 감축 등이 포함된 것에 반발하고 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는 노동계의 파업을 ‘협박’으로 간주하며 그리스가 긴축법안 가결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건물을 점령하고 거리를 쓰레기로 뒤덮으며 항만을 마비시킴으로써 나라를 협박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 행동이 혼자 힘으로 일어서는 과정에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 300석인 의회에서 여당인 사회당은 154석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당의 한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다른 여당 의원 두 명도 긴축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보이며 파판드레우 총리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은 이날 의원들에게 “그리스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국가가 지금 경험하는 것이 최악의 단계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