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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서도 자금이탈 가속…리먼 사태이후 3년래 최고
뉴스종합| 2011-10-20 11:09
7월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석 달째 지속되면서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헤지펀드에서조차도 9월 대규모 자금이탈이 발생했다. 리먼브라더스 사태 정점이었던 2008년 10월 이후 3년래 최대 규모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주무르는 고액자산가와 대형기관자금들이 이젠 헤지펀드 조차도 위험하게 생각하는 극도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국내 증시에서도 헤지펀드 관련 자금의 이탈이 증시 하락을 주도하는 현상이 뚜렷한 만큼 당분간 외국인들의 추가적인 이탈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헤럴드경제가 20일 입수한 헤지펀드 전문조사기관 유레카헤지 9월 산업보고서에서 글로벌 헤지펀드 규모는 전월의 1조8018억 달러에서 2.08%, 금액으로는 375억 달러가 줄어든 1조7644억 달러로 조사됐다. 운용손실이 165억 달러, 환매로 인한 수탁고 감소가 210억 달러에 달했다.<그래프 참조>

유럽이야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기관 자본확충을 위해 헤지펀드 환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북미에서 2009년 4월 이후 최대규모의 환매가 이뤄진 게 눈길을 끈다. 리먼 사태 이후 북미 헤지펀드에는 글로벌 헤지펀드 성장의 주력 엔진이었는데, 이제 북미 쪽 큰 손들의 움직임이 바뀐 셈이다.



이같은 태도변화는 거의 모든 헤지펀드 전략들이 9월 들어 마이너스 영역으로 접어든 데서도 확인된다. 유레카헤지 기준 전략별 9월 수익률을 보면 상대가치 전략을 제외하고는 모두 손실이 났다. 가장 대표적 전략인 롱/쇼트 전략은 한 달 손실률이 10%를 넘을 정도다. 그나마 일반 주식시장보다는 양호한 수익률이지만 ‘원금지키기’가 중요한 금융기관과 고액자산가 등 헤지펀드 수익자에게는 그리 달가운 성적이 아니다.

유레카헤지는 “불안한 경제상황 외에도 증시 불안으로 환매제한 등 2008년과 같은 규제강화가 이뤄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을 부추긴 주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10월에도 헤지펀드에서의 자금이탈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14일 기준 유레카 헤지의 헤지펀드 연초이후 수익률은 -4.4%이고, 또다른 헤지펀드 조사기관인 헤지펀드 리서치 글로벌 평균은 -8.3%“에 달한다. 가장 양호하다는 다우존스크레디트스위스 블루칩 헤지펀드 수익률도 -1.5%대다. 같은 기간 MSCI월드의 -8.9%보다는 낫지만 S&P500의 -2.6%보다는 낫다고 하기 어렵다. 또 대표적 안전자산인 JP모간채권의 수익률이 6.3%인 점을 감안하면 헤지펀드에서 채권으로의 자금이동 이유는 충분하다. 다만 2008년과 같은 헤지펀드의 대량 환매로 인한 글로벌 증시 폭락 가능성은 아직 낮다는 평가다.

또다른 헤지펀드 조사기관인 헤네시그룹 리 헤네시 대표는 “2011년이 2008년의 재판이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방안이 구체화되면서 변동성이 줄어들고 부정적 투자심리가 개선되야 한다. 다만 헤지펀드들이 차입비율을 낮게 유지하는 등 유동성에 대비하고 있어 2008년과 같은 유동성 위험이 재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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