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죽을것 같아 외출이 두렵다…가족도 이해못하는 병
라이프| 2011-10-24 10:01
국내 환자 40만~60만명

극심한 스트레스가 주원인

광장공포증 동반하기도

방치땐 심리적 후유증 심각

약물·인지행동치료 병행시

최고 90%까지 개선 가능



백두환(38) 씨는 최근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하루에도 몇 번씩 심장이 심하게 뛰고 가슴이 답답해 질식할 것 같은 발작증상이 반복되면서 업무가 불가능했다. 심혈관질환이 아닌가 걱정하며 병원을 찾은 백 씨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장애(panic disorder)’라는 진단을 받았다.

인기가수 김장훈 씨가 활동 중단의 이유로 밝힌 공황장애가 일반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영화배우 차태현 씨가 공황장애를 고백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질환은 ‘저절로 좋아지겠지’하고 방치하다가는 사회나 직장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악화하기도 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공황장애 주범= ‘공황(panic)’이란 어떤 충격적인 사건이나 대상으로 인해 공포감이 생기고 심리적 불안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일반인 누구나 이런 환경에 처하면 공황상태가 된다. 하지만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없이 수시로, 그리고 불규칙적으로 극단적인 불안 증상, 즉 공황발작(panic attack)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병적인 증상이다. 지나친 스트레스와 더불어 최근에는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의 이상, 뇌 구조의 이상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반인은 공황장애가 특별하게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강은호 교수는 “전체 인구의 1~4%가 일생에 한 번은 공황 증상을 느낀다. 우리 나라에만 약 40만~60만명 정도의 공황장애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황증상을 평생 한 번 이상 느껴본 사람이 20%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외로운 병=공황장애는 이처럼 흔한 병이지만 주변 사람의 이해가 부족해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외로운 병’으로 불린다.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 환자의 증상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공황장애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공황발작이 반복되고 공포증과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일부 환자 중에서는 공황발작의 임상 양상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의 심장 질환과 비슷해 혹시나 심장마비로 죽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공황발작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 계통에 일시적인 변화로 인해 여러 증상을 가져올 뿐 공황발작이 그치면 몸은 원상태로 돌아간다. 이 밖에도 공황장애는 광장공포증(agoraphobia)이 동반된 경우가 있다. 광장공포증은 백화점 같은 공공장소에 혼자 놓여 있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증상이다.

▶공황장애, 얼마든지 완치 가능=공황장애는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병이고, 얼마든지 완치할 수 있다. 그러나 조기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으면 심리적 후유증이 점차 커지고 치료가 어려워진다.

공황장애에 대한 치료는 공황발작 자체를 막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한다.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은 주로 공황발작, 공황장애에 대한 교육으로 이뤄진다. 또한 불안의 3대 요소인 ‘신체감각’ ‘생각’ ‘회피행동’에 대한 교육 및 실제 노출 훈련도 병행한다.

두 가지 치료를 병행할 때 성공률은 최저 60%에서 9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심형준 기자/ 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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