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공정경쟁 기반 조성…SW생태계 바로잡기
뉴스종합| 2011-10-27 11:41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방지

내부거래 공시범위도 확대


삼성SDS 등 업계 예의주시

“대기업 역차별하는 것

해외업체 국내시장 독식”


정부가 SW생태계 구축을 내걸고 대기업 소속 기업들에 대해 2조5000억원대의 정부 발주 SI시장 참여 전면금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일단 최근 글로벌 소프트웨어(SW)시장의 급속한 재편과 변화에 따른 위기감에서 비롯된 조치로 풀이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국정철학인 ‘공생발전’을 적극 반영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번 규제의 대상이 되는 55개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의 65개 SI업체는 ‘대기업 역차별’ ‘해외 SI업체들의 국내시장 독식 우려’ 등을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애플의 TV 진출 등 IT의 주도권이 하드웨어(HW) 중심에서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소프트웨어산업의 발전에 온힘을 쏟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특히 국내 SW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왜곡된 SW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대기업들의 SI시장 참여를 전면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특히 업계와의 협의 과정에서 청와대가 ‘요지부동’의 강한 입장을 고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SI 대기업들이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에 의존하면서 저가로 공공시장에 참여해 SW생태계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의 정부발주 사업 전면 제한 외에 대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를 방지하기 위해 대규모 내부거래 행위에 대한 공시대상 범위도 확대해 공정경쟁의 기반을 조성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행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이어야만 계열사로 인정됐던 것이 지분율 20% 이상으로 강화되며, 자본총계 또는 자본금 중 큰 금액의 5%ㆍ50억원 이상(기존 10%ㆍ100억원) 거래금액은 공시대상이 된다. 

한국은행은 27일 3/4분기 중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4%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이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안훈기자/rosedale@heraldcorp.com


하지만 이에 대해 국내 대기업 소속의 삼성SDSㆍLG CNSㆍSK C&C 등 빅3를 비롯한 대기업 계열의 SI업체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계열의 SI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대형 국책사업에서 초창기에 외국계가 많이 했다가 우리나라 업체가 커지면서 점유율을 높였다”며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정부 발주 시장은 다시 외국계 중심의 판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SDS의 베이징 지하철 징수 시스템, LG의 교통카드ㆍERP 등 우리 업체들이 해외로 진출한 것은 국내 서비스 경험을 인정받은 때문”이라며 “정부 발주 사업을 못하게 되면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해외 IT수출이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이들 65개 대형 SI업체의 총 근무인원은 1만5000여명에 달한다”며 “정부 조치가 현실화되면 업계 구조조정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SW사업 대가 기준을 정부가 결정하면서 시장 자율에 의한 SW가치 형성이 어렵고, 낮은 유지보수 대가로 인해 기업들의 재투자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SW 대가 기준을 전면 철폐하기로 했다.

창의적인 SW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SW마이스터고를 신설하고, 해외 유수 SW대학과 함께 고급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SW대학원 과정을 운영키로 했다.

또 지난 8월 실시된 3개 주파수 경매 결과 당초 예상보다 증가된 약 6686억원의 정보통신진흥기금 수입을 SW 분야에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에 정부가 밝힌 SI시장 참여 제한 업체는 대략 65개사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제외돼 있는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 등은 수혜가 예상된다.

박지웅ㆍ김대연 기자/goa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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