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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의 저주? 美동부 ‘가을폭설’ 후폭풍
뉴스종합| 2011-11-01 07:20
미국 동부가 때 아닌 가을폭설이 내려 220만 가구가 정전되고 교통대란이 벌어지는 등 혼란에 시달리고 있다. 사망자가 12명으로 늘어났으며 핼러윈 축제도 연기됐다.

메릴랜드에서부터 뉴잉글랜드에 이르는 미 북동부 지역에는 지난 29일(현지시간)부터 폭설이 내려 한때 330만 가구 이상의 전력이 두절되고 도로, 철도, 항공 등 교통이 끊겨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주말을 거치며 제설작업이 이루어져 도로와 철도 등은 일정 부분 정상화됐지만 전력은 폭설이 내린 지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복구되지 않고 있다.

코네티컷주 하트포드 지역에는 최고 52㎝의 눈이 내리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최대 77만 가구가 정전됐다가 그나마 일부가 복구돼 현재는 이 지역 전력회사 CL&P 고객의 59%에 달하는 75만 가구가 아직 정전 중이다. 이런 정전 피해가구는 두 달 전 허리케인 아이린이 미국 북동부 지역을 덮쳤을 때보다도 많은 것이다. CL&P의 제프리 버틀러 운영이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가구는 전력이 복구되는데 일주일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폭설 피해가 컸던 것은 나뭇잎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가을에 눈이 내렸기 때문이다. 10월에 큰 눈이 내리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뭇가지들이 많이 부러져 전선을 건드려 정전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내셔널 그리드의 데이비드 그레이브스는 “눈이 나무 줄기와 가지, 잎, 전력선 등에 마구 엉겨붙은 것이 마치 젖은 시멘트 같았다”며 “이 때문에 피해가 더욱 컸다”고 말했다.

뉴욕 시의 경우 적설량은 7㎝가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10월에 내린 눈으로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186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정전가구는 코네티컷주가 75만 가구로 가장 많고 매사추세츠주 50만 가구, 뉴저지 36만 가구, 펜실베이니아 22만 가구, 뉴햄프셔 19만5000 가구, 뉴욕주 14만1000 가구 등이다. 메인주와 로드 아일랜드주에서도 각각 2만1000가구와 1700 가구가 정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저지 시내에서는 주요 고속도로와 국도는 차량 통행에 문제가 없었지만, 상당수 지방도나 골목길이 부러지거나 뽑힌 나무로 인해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상태에서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가는 통근열차의 상당수는 이날도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못했다. 암트랙 열차는 필라델피아와 펜실베이니아 구간은 전날부터 운행이 재개됐지만 나머지 구간은 아직 정상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코네티컷에서는 국도 100곳이 전면 통제되고 있고 200여곳은 부분 통제되고 있다.

피해 지역에서는 핼로윈 행사도 정상적으로 치러지지 못했다. 정전으로 밤마다 암흑천지가 되고 폭설로 나무와 함께 쓰러진 전력선이 여전히 방치되고 있어 심야에 어린이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주 우스터 시당국은 각급 학교와 학부모, 주민들에게 통지문을 보내 날씨가 풀리면서 전기가 복구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달 3일로 핼로윈 축제를 연기할 것을 요청했다. 뉴햄프셔주의 맨체스터와 내슈어 지역도 내달 6일에 행사를 갖기로 조정했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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