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산업 등 계열 분리 진행
박삼구 회장 부자의 금호석유 보유 주식이 시장에 출회될까가 초미의 관심사다. 박삼구 회장 측이 금호석유 지분을 내다 팔고, 금호석유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팔아 박삼구ㆍ찬구 형제간의 계열 분리가 진행되고 있다. 박삼구 회장(지분율 5.30%, 134만6512주)과 박세창 전무(5.15%, 130만9280주)의 지분율은 10.45%에 이른다. 박삼구 회장 측은 주간사인 대우증권을 통해 홍콩에 있는 다수 투자자에게 블록딜로 나눠 파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자금으로 금호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배권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시장에선 지분 9.8%가 10곳 이상의 투자자에게 이번주 안에 매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유 주가는 지난달 18일 종가(21만6000원)보다 15%가량 내린 상태로, 큰 폭의 조정은 받지 않았다. 4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평가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대우증권발 블록딜 최종 매각 소식이 전해진다면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버행 이슈는 주가에 이미 영향을 줬다. 업황이 점차 좋아지고 있고, 내년 상반기 실적 호전을 감안해 ‘주가 18만원은 싸다’는 인식이 있어, 이슈가 끝나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블록딜 매각 시 시장가치보다 5%가량 할인해 팔리므로, 주가가 오르면 블록딜 매각물량 가운데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 금호석유 관계자도 “추후 물량이 출회되면 회사가 자사주 매입 등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해 발생 가능성을 인정했다.
여기에 회사가 지난해 5월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CB도 연말 이후 보통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은행 1698억원, 국민은행 185억원, 농협 117억원어치로 각각 CB를 보유 중이며, 보통주 전환가격은 3만9657원에 불과하다. 현재 시가 기준 4배에 가까운 평가 차익을 볼 수 있다. 이들의 전환 시기는 연말 자율 협약 상태를 졸업한 뒤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주식으로 전환돼도 2013년 5월 2일까지는 처분이 금지돼 있긴 하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