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9명 정원 버스에 64명 태워…中, ‘콩나물버스’ 대대적 단속
뉴스종합| 2011-11-19 11:08
지난 16일 중국 간쑤성에서 정원을 초과한 유치원 통학버스가 트럭과 정면 충돌해 어린이 18명을 포함해 20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44명의 유치원생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중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콩나물 버스’에 대한 실태조사와 대안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일 중국 남방일보와 중국방송망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17일 간쑤성 사고 발생 직후 광저우를 비롯해 저장, 장시, 윈난 등 지역은 통학버스 운행 실태에 대해 조사에 나섰으며, 그 결과 곳곳에서 정원을 초과한 채 통학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사실이 적발됐다.

보도에 따르면 장시성 징더진시의 모 유치원은 통학용으로 운행 중인 7인승 차에 무려 22명의 어린이를 태워 운행했으며, 광저우시 교외 지역의 유치원은 26인승 버스에 43명을 태워 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랴오닝성 지역신문인 랴오닝일보는 사설을 통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죽어야 학교 통학버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겠냐”며 “이번 사건은 그동안 일부 언론에서 제기해온 ‘콩나물 버스’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비평했다.



또 “미국의 경우 통학버스가 운행할 때는 주변 차량의 운행이 제한되고 버스 내부도 안전 설비가 갖춰져 일반 차량보다 40배가 넘는 안전성이 보장된다”며 “중국도 미국 통학버스 운행체제를 본받을 필요가 있으며, 어린이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해서는 교육 재정이 확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구이양시 제1실험 초등학교에서는 고가의 미국 통학버스 5대를 구입해 학생의 등하교용이 아닌 교사들의 출퇴근용으로 쓰여져 논란이 일었다. 버스는 1대당 39만위안(7000여만원)을 주고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원의 ‘콩나물 버스’가 여론으 도마위에 오르자 중국 교육당국은 “16일 사고 직후, 교육 당국에 통학버스 운영 실태에 파악에 나서 초과 승차 등 불법 운영을 중단시키라고 지시했다”며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이 보장되도록 재정이 열악한 학교와 유치원에 안전한 통학버스를 지원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6일 발생한 참사는 이미 예고돼 일이어서 중국 시민들의 분노는 더했다. 사고차량은 좌석을 모두 뜯어낸 뒤 아이들이 간신히 엉덩이만 걸칠 수 있을 만한 철 골조물만 3줄을 설치한 채 운행을 계속 한 것. 그러고도 자리가 부족해 많은 아이들은 서서 천정에 매달린 줄을 잡고 통학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고 당시 차에는 3∼6살 어린이 62명를 비롯해 운전자·교사 등 탑승 정원(9명)의 7배가 넘는 64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를 당한 어린이들 상당수는 도시로 돈을 벌러 떠난 농민공들의 자녀여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헸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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