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파리 날리는’ 문자메시지, 왜?...“하루 한 통도 잘 안써요”
뉴스종합| 2011-11-20 10:03
직장인 박주영(33) 씨는 지난 5월 일반 휴대전화를 스마트폰으로 바꿨다. 한 달에 무선 데이터 500MB와 문자 메시지 300건이 제공되는 요금제를 선택했는데, 문자는 100건도 채 쓰지 못한다. 대다수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무료 메신저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오는 문자 메시지라곤 대출 안내, 백화점 광고 등 스팸 메시지가 전부다.

국내에 모바일 메신저 열풍을 일으킨 ‘카카오톡’은 스마트폰을 사면 가장 먼저 내려받는 애플리케이션(앱)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톡 이용자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껴, 스마트폰 구매를 결정한 경우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 최근 카카오톡 이용자 수는 3000만 명을 넘어서,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수(2000만 명)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톡 외에도 다음의 ‘마이피플’, 네이버의 ‘네이버톡’, 매드스마트의 ‘틱톡’ 등도 대표적인 모바일 메신저로 꼽힌다. 후발주자인 마이피플도 1400만 명의 가입자수를 돌파하며 카카오톡을 추격 중이다. 최근에는 PC버전 및 무료통화, 영상통화 등 차별화 된 기능을 내세워 승부에 불을 지피고 있다. 




네이버톡도 지난 9월 속도 개선을 실시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또 2차 업데이트도 곧 실시해 카카오톡, 마이피플에 밀려 구겨진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각오다. ‘틱톡’도 베타(시험) 서비스 3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800만 건을 돌파하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아이 메시지’(iMessage)가 새로운 소통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들이 급증하다보니, 종종 푸시(알림) 메시지가 늦게 오거나 아예 오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또 채팅과 같은 대화 방식 때문에 격식을 갖춰야 하는 사이에서 쓰기엔 망설여진다.

‘아이메시지’는 아이폰을 iOS5 버전 이상으로 업데이트 한 상태에서 이용 가능하다. 문자를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iOS5 이상 업데이트를 한 상태라면, 문자 입력창에 기존 ‘Message’ 대신 ‘iMessage’라고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 뿐만 아니라,아이패드, 아이팟터치 사용자 간에도 무료로 문자를 보낼 수 있다.


아이폰 iOS5 사용자들 간에 이용할 수 있는 무료 문자메시지 '아이메시지'


이처럼 모바일 메신저에 이어, 무료 문자 메시지까지 등장하면서 기존 문자 메시지 서비스는 설 곳을 잃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1분기 문자발송 건수는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9억 건이 감소했고, KT는 19억 건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 이후 문자 메시지로 분기별 1000억 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했던 KT는, 올 2분기 660억 원으로 매출이 추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데이터 요금제에서 쓰지도 않는 무료 문자메시지 건수를 줄이고, 대신 데이터량을 늘리거나 요금을 할인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급기야 일부 소비자 단체는 문자 메시지의 무료화를 주장하고 있다. ‘애물단지’가 돼버린 문자 메시지를 두고 이동통신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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