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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욕에 약속 번복…‘아랍의 봄’ 갈길 멀다
뉴스종합| 2011-11-24 11:43
차기 대선까지 직책 유지

살레, 권력이양 이행 의문

면책특권 보장 논란 예상

전문가들 “절반의 성공”평가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33년간의 독재를 끝내고 권좌에서 내려오기로 했지만, 예멘에 ‘진정한 봄’이 찾아오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살레 대통령이 보여준 권력욕과 돈에 대한 집착이 사그라들지 않은 데다 예멘 안에 존재하는 알카에다에 대한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미국의 태도가 어떻게 변할지 등도 변수다.

올 초 튀니지에서 시작한 ‘아랍의 봄’ 물결이 이집트, 리비아, 예멘을 거쳐 시리아 유혈사태 촉발의 장본인인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까지 끌어내릴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의심받는 살레의 본심…앞길 험난한 예멘=젊은층이 주축인 예멘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살레 대통령이 걸프협력이사회(GCC)가 내놓은 권력이양안에 사인을 했음에도 시위 의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권력은 압둘 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에게 넘어가게 됐지만, 향후 90일간 명목상 대통령은 살레가 맡기로 했다. 차기정부 구성에 살레 대통령의 입김이 들어갈 여지가 남은 대목이다.

뉴욕타임스는 “살레 대통령 친인척이 군부와 정보기관에서 주요 보직을 유지하고 있고, 살레 자신은 수 십년간 약삭빠르게 살아남는 정치인임을 입증했다”면서 살레 대통령의 이번 결정의 순수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살레 대통령은 앞서 GCC 중재안 서명 약속을 3차례나 번복한 전례가 있다.

살레 대통령의 퇴진이 주변국의 이해타산이 끼어들어 도출된 것이라는 점도 예멘의 앞날을 어둡게 한다는 지적이다. 권력이양안에 담긴 면책특권이 논란의 불씨다. 반정부시위대 1500명 이상을 죽게 한 살레 대통령에 대한 형사처벌을 면해준다는 것이다. GCC의 주축인 사우디는 ‘아랍의 봄’ 여파가 자국에 미치는 걸 막아야 했고, 미국은 알카에다 견제의 약발이 떨어진 살레 대통령 대신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줘야 했다는 분석이다. ‘민중의 적’을 살려두기로 한 결정에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살레 대통령의 퇴진 결정에 반정부 단체들이 배제된 점도 ‘포스트 살레’ 정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파열음을 예고한다. 아울러 일각에선 극심한 빈곤과 기아에 시달리는 도시 빈민층과 지방 부족세력의 민중봉기 가능성도 제기한다.  


▶시리아의 아사드는 어떻게=예멘의 시민혁명은 ‘절반의 성공’이지만, 관심은 이런 민주화 요구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까지 미칠지 여부다. 아사드는 30년간 집권한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승계받아 11년째 집권하고 있다. 민주화 요구 시위대 3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는 강경 진압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아사드는 최근 영국 선데이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시위대와 충돌은 계속 될 것”이라며 “시리아는 민주화 시위대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랍연맹과 미국 등이 강경 진압에 대한 비난과 경고를 함에도 아사드 대통령은 ‘독불장군’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멘의 경우처럼 주변국가들이 정치적으로 ‘주고받기(give and take)’식 전략을 씀으로써 독재자의 퇴진을 끌어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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