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지도부 통합방식 내홍 확산
孫 “더 큰 민주당 만들어야”
朴측 “우격다짐은 안된다”
확대간부회의 이견 표출
정세균 최고위원은 “합법적인 과정, 존중과 배려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왕 해야 할 통합, 멋지게 했으면 좋겠다.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고개를 끄덕이는 통합이 되도록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인영 최고위원으로 발언권이 넘어가며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손 대표의 통합 방안을 지지하는 이 최고위원은 야권 통합과 관련해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운을 뗀 뒤 “반대하시는 분들 절차적 하자 얘기하신다. 그러나 내면에는 통합하지 말자는 주장과 당권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계신다”며 “결과적으로 야권 통합의 발목을 잡고 있다. 통합 찬성하는 대다수가 왜 (중앙위원회에서) 침묵했는지 되돌아보시길 바란다”고 박 전 대표를 겨냥해 일침을 놓았다.
뒤이어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인영 최고 옆에서 반대되는 얘기 하려니 좀 그런데…”라며 “저는 당헌과 정당법에 따라서 원칙과 방향이 있는 민주당 중심에서 통합하자는 것이지, 통합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와 함께 선(先)단독전대를 주장해왔다. 그는 “우격다짐으로 통합하는 게 아니다. 당원들을 설득시키는 합의정치가 필요하다”며 “오는 27일 중앙위원회를 소집한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있다. 당헌ㆍ당규에 따르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저는 12월 17일에 얽매이지 말고 전당대회를 개최해 통합의 방향 원칙을 정한 뒤 현 지도부가 아니더라도 차분하고 진정성 있게 통합하자”고 박 전 대표의 입장을 반복했다.
당 지도부가 통합 방식을 두고 공개적으로 이견을 나타내며 상호 비난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 인해 애초 27일 재소집될 것으로 예상되던 중앙위원회도 선(先)단독전대파들의 반대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양측이 전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만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확인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 당 대표 후보로 언급되는 한 중진 의원은 “그나마 양측(손 대표와 박 전 대표)이 ‘갈등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며 혀를 찼다. 그는 “무리하게 손 대표가 자신의 통합 방식을 밀어붙여 불만을 나타내는 열혈당원들이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게 언론을 통해 공개라도 된다면 민주당은 그 자리에서 망한다”고 말했다.
박정민ㆍ양대근 기자/boh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