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날도 추운데’ 희망퇴직 칼바람까지 분다
뉴스종합| 2011-11-27 09:55
삼성發 희망퇴직 본격화, 불황 때문에 “건설 너마저…”

연말 칼바람이 분다. 추위 때문만은 아니다.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불어닥치는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바람에 직장인들의 체감온도가 확 떨어지고 있다. 올해 실적도 안좋은데 내년까지 경기가 안좋다니 이래저래 고참 직원과 임원들은 좌불안석일 수 밖에 없다.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시작됐다. 삼성발(發)과 건설업계발(發) 구조조정이 시발탄이다.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본격적인 인력감축에 나섰다. 삼성카드는 지난 16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받기 시작했다. 삼성생명도 21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다. 삼성화재 역시 오는 23일부터 신청자를 받는다.

금융 계열사의 희망퇴직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젊은 인재론’에 바탕을 둔 새도약 비전을 앞세워 ‘수술’을 했다. 올해 역시 삼성 금융계열사는 희망퇴직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는 한편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올해 금융계열사의 희망퇴직 숫자는 지난해보다 대폭 늘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최대 1500여명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는 목표 인원수를 제한하지 않고 있는데다 조건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인력감축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은 그러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삼성 관계자는 “매년 상시적으로 하는 희망퇴직을 올해 역시 실시하는 것이며,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개선하고 신규채용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글로벌ㆍ내수 경기 위축과 불황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건설업계는 더 휑한 바람이 분다. “모 업체는 15%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등의 얘기도 들린다.

금호건설은 21일부터 희망퇴직자 신청을 접수받고 있다. 근속연수 1년이상 정직원 등 모든 직원이 대상이다.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 위로금을 지급하는데, 정확한 액수는 신청자를 받은 뒤 산정키로 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그룹 차원은 아니고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희망퇴직은 구조조정보다 인력 효율성 제고 측면이 크기에 연말 인사적체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 13일 100여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 2006년 이후 5년 만이다. 만 40세 이상 근속 15년 이상 사원이 대상이었고, 전체 직원의 0.6% 규모다. 대한항공은 “중견급이기 때문에 인사 적체 해소와 생산성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삼성 금융계열사나 건설업계 등의 냉기가 재계 전반적으로 확산될 조짐은 약해 보인다. 실적 부진으로 끊임없이 구조조정설이 나돌고 있는 LG전자를 비롯한 LG 계열사는 사업부별 인력재배치는 항상 진행될 수 있으나 명예퇴직이나 인력 감축 등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LG전자는 해외 현지 공장 인력 및 주재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및 인력 조정을 끝냈다. LG전자는 브라질 현지 공장 인력 200여명 가량을 감원했다.

조선ㆍ중공업ㆍ철강업계 역시 인위적 구조조정 분위기는 없지만, 한진해운은 최근 인사에서 보직을 못받은 임원 9명이 퇴사했다. SK, 한화, 코오롱 등도 희망퇴직 예정은 없으며, SK텔레콤이나 KT 등 통신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지만 글로벌경제 위기와 맞물려 ‘2012년 비상경영’을 준비하고 있는 재계에 안전지대는 있을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경우에 따라 수시 희망퇴직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LED 흡수합병 흐름은 재계 전체적으로 사업 조직개편 바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4대그룹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기업이 코너에 몰릴때, 새 도약할때 쓰는 경영개선 전략이지만 내년 경영이 워낙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며 “초조한 연말을 보내는 이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상ㆍ김양규ㆍ김상수ㆍ백웅기 기자 @yscafezz>
ys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