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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누명 쓸 뻔했던 청각장애인, 문자로 한 거짓말 탐지로 누명 벗어
뉴스종합| 2011-11-30 11:29
지난 6월 27일 오후 11시 50분께 노원구 공릉역 교차로에서 S(28)씨의 100cc 배달 오토바이와 청각장애인 P(28)씨의 110cc 배달 오토바이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S씨와 P씨는 각각 12주와 16주 치료를 받아야 했다.

경찰은 두 사람 중 누군가가 신호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고 목격자나 사고 현장 CCTV를 확보하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S씨도, P씨도 신호 위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경찰은 거짓말 탐지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P씨는 말을 할 수 없는 청각 장애인이었다. P씨가 말을 할 수 없었고, 당연히 음성으로 질문과 답을 하며 거짓말을 탐지해 내는 기존 방식으로는 P씨의 진술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고민하던 경찰은 거짓말 탐지 프로그램 개발자인 미국의 존 커처 박사에게 e메일로 자문을 구했다.

존 커처 박사는 회신 e메일에 “음성 대신 모니터 화면에 문자를 띄워 질문을 제시하고 답변은 고갯짓으로 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해 보라”고 조언했다.

신호 위반 여부에 대한 거짓말 탐지 결과, 청각 장애인 P씨는 ‘진실’ 반응을 보여 무혐의 처리됐다. 그러나 서씨는 ‘거짓’ 반응을 보여 결국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30일 청각 장애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거짓말 탐지 기법을 개발해 진술이 엇갈리는 교통사고의 진실을 밝혀낸 이번 사례가 전문 수사관 현장 우수사례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도가니 사건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기에 30여만 명에 이르는 청각, 언어 장애인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과학수사 기법발전에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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