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삼성 메모리ㆍ비메모리 두 마리 토끼사냥 본격 시동
뉴스종합| 2011-12-07 09:36
장면 하나. 삼성전자는 지난 9월 22일 경기도 화성 나노시티캠퍼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 생산라인인 ‘16라인’ 가동식을 열었다. 이는 28개 축구장 넓이로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 생산라인으로 투자비도 세계 최대인 12조원이 투입됐다. 특히 최초로 20나노급 기술을 적용해 앞서 양산에 들어간 낸드플래시와 함께 처음으로 20나노 D램 생산에도 착수하게 됐다. 이 자리에는 이건희 회장이 기공식 현장에 이어 또한번 방문해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장면 둘. 나노시티 가동이 시작된 같은 9월 D램의 전세계 매출이 낸드플래시에 역전당했다. 세계반도체협회(WSTS)에 따르면 지난 9월 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은 전년대비 22% 증가한 28억6000만달러를 기록, 24억1000만 달러에 그친 D램을 앞섰다. 이는 WSTS가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1월 이후 처음 나타난 결과다. 그동안 PC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주요 부품 중 하나인 D램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같은 시기 안팎으로 명암을 달리했던 삼성전자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었다. 야심차게 20나노급 D램 양산에 들어갔지만 전반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D램 시장이 위축됨과 동시에 낸드플래시 점유율도 소폭 줄었기 때문. 하지만 고민은 깊어도 길게 가진 않았다. 곧바로 해법 마련에 나선 삼성전자의 결정은 중국이었다. 반도체 시장의 트랜드를 따라 D램에서 낸드플래시로 무게 중심을 옮겨 중국에 20나노 낸드플래시 대규모 공장을 짓기로 한 것. 여기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LSI도 본격적으로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삼성이 모든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지배력을 전격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2013년 가동을 목표로 중국에 20나노 이하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제조라인 설립 신청서를 지경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는 것을 감안한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대응 전략이다.

실제 올해 생산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중 중국에서 생산된 비중은 각각 37%와 96%에 달한다. 이들 기기의 주요 정보 저장장치로 사용되는 낸드플래시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중국 지방 정부와도 생산라인 건설 예정지 선정을 위한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중국에 낸드플래시 공장 설립에 적극적인 데에는 폭발하는 중국내 수요도 있지만 최근에 드리운 위기감을 돌파하려는 강한 의지로도 해석된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을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3분기 점유율은 37.5%로 전분기 40.1%보다 다소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도시바는 27.8%에서 31.6%로 상승했다. 이에 DS사업총괄 메모리사업부 전동수 사장은 “빠른 기간 내에 중국 생산라인을 가동해 글로벌 IT업체의 수요 증가에 차질 없이 대응하는 한편,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2년간 7조원 이상을 쏟아부은 비메모리 즉, 시스템LSI도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첫 해외공장인 미국 오스틴 시스템LSI 전용라인 S2가 풀가동에 들어가면서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공략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스템LSI 부문의 성장을 이끌 미래성장동력으로 파운드리와 45나노 이하 공정을 적용하는 모바일, D-TV 등 SoC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표>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현황

지역 주요제품

국내 기흥 메모리(D램+낸드플래시)

화성 “

온양 ”



해외 미국 오스틴 비메모리(시스템LSI)

중국 쑤저우 메모리(D램)

중국 미정 메모리(낸드플래시)



*중국 쑤저우 라인은 후공정으로 조립만 담당. 중국에 지을 낸드플래시 라인은 전공정을 담당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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