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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화려한 등장, 쓸쓸한 퇴장
뉴스종합| 2011-12-10 09:21
지난 7월 전당대회를 통해 ‘변방에서 중심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9일 당 쇄신 급류에 휩쓸려 쓸쓸히 퇴장했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에 이은 한나라당 의원실 소속 9급 비서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파문으로 당내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지난 8일 발표한 당 쇄신안이 부메랑을 맞으면서 홍 대표는 결국 5개월만에 낙마했다.

홍 대표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이어 돌발적인 서울시장 보선, 한미FTA 비준안 처리 후 디도스 사건 등 당을 혼돈으로 몰고 가는 악재가 잇달아 터졌다. 이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지난 15년간 내리 4선을 하는 동안 홍 대표의 위치는 늘 ‘변방’이었다.

야당 시절 대여(對與)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데 이어 2006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 잇따라 출마해 특유의 재치로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당내에서는 줄곧 ‘비주류’였다.

당 전략기획위원장, 혁신위원장 등을 역임했지만, 본인 표현대로 당직다운 당직과는 거리가 멀었다. ‘독불장군’, ‘돈키호테’ 등으로 표현되는 홍 대표의 자유분방한 성품과도 무관치 않다.

홍 대표가 취임이후 당청관계 재정립, 친서민 행보 등을 통해 특유의 쾌도난마식의 해법을 선보인 것도 기존 당 대표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이런 이유로 최근까지도 당 내에서는 ‘대안부재론’ 이 회자되는 등 홍준표 체제의 임기 연장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연일 터져나온 악재 앞에서는 홍 대표도 중과부적이었다. 당내 소장쇄신파는 물론 친박 진영과 최고위원들마저 홍 대표 체제를 보이콧했다.

이 과정에서 홍 대표는 적지 않은 인간적인 상처도 입었다.

홍 대표는 “최근 일부에서 쇄신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걸 보고 저는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혼란을 막고자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쇄신하고 내부정리한 후 사퇴하고자 했다” 면서 “그런데 이것마저 매도되는 걸 보고 저는 더 이상 이 자리에 있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평당원으로 돌아가 대한민국과 한나라당 발전에 기여하는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는 말로 사퇴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양춘병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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