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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승리로 끝난 ‘우칸촌’…평화시위 전례 남겼다
뉴스종합| 2011-12-22 11:28
중국 광둥(廣東)성 루펑(陸豊)시 우칸(烏坎)촌에서 토지 수용과 부정부패에 항의하는 대규모 주민 시위가 4개월 만에 협상을 통해 21일 수습됐다. 광둥 성 정부가 시위 주민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면서다.

당국과 대치해온 주민들의 해산을 설득하기 위해 우칸 촌을 방문한 주밍궈(朱明國) 광둥 성 부서기는 이날 오전 마을 대표와 만났다. 시 고위 간부가 시위 대표와 직접 대면해 협상을 벌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협상 후 마을 대표 린쭈롼은 주 부서기가 시위 중 체포된 주민 3명을 석방하고, 구금 중 경찰서에서 사망한 쉐진보(薛錦波)의 사인 재조사 및 시신 양도 등 촌민들의 요구 사항을 대부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 부서기는 “보복성 조치를 가하지 않겠다”면서 “주민들의 요구가 합리적이었으며 오해가 있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기간 자체 투표를 통해 선정한 13인의 촌 임시 대표이사회도 인정했다. 홍콩 밍바오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민선으로 뽑은 촌 조직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라며 ‘파격적’이라고 평했다.

이번 우칸 시위 사건은 여러 면에서 새로운 선례를 남기면서 ‘우칸식 모델’이 만들어졌다.

우선 시위대는 지난 9월 처음 집단시위에 나섰을 때 경찰과 한 차례 충돌한 후 평화 및 비폭력시위로 방식을 선회했다. 이후 임시 대표이사회를 결성해 조직적이고도 이성적인 시위활동을 벌였다.

광둥 성의 대응 방식도 이례적이다. 성 부서기가 팀장을 맡고 협상팀을 꾸려 평화적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왕양(汪洋) 서기는 “우칸 촌 사건은 우연적이면서도 필연적인 사건”이라며 “경제사회 발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순이 쌓인 결과로, 정부가 이를 직시하고 해결하겠다”며 유연한 대응 자세를 피력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광둥 성 다른 한쪽에서는 무력진압이 발생했다. 20일 우칸 촌에서 북동쪽으로 100여㎞ 떨어진 광둥 성 산토우(汕頭)시 하이먼(海門)진에서는 화력발전소 증설에 반대해 주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경찰이 이를 진압해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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