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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先조의…오바마, MB와 즉각통화
뉴스종합| 2011-12-23 11:22
클린턴, 한·미공조 뒷전

YS와 엿새뒤에 첫 통화

단독으로 애도 표현 논란


오바마, 신중한 대응 눈길

직접 나서지 않고 조의 성명

북해법 시행착오 교훈 반영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사이 17년간의 시차는 미국이 대북 정책을 좀 더 노련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했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급작스런 사망을 둘러싸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대응법은 극명하게 갈린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폐쇄적인 북한의 특수성 탓에 핵심 정보 입수에 실패했다는 점은 변함이 없지만, 북한에 대한 학습효과에 더불어 수준이 한 층 높아진 한미공조가 이런 차이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각각 김일성과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접하고 처음으로 취한 행동부터 다르다.

클린턴은 즉각적이었지만, 한미 공조는 뒷전이었고 오바마는 느린 듯하지만 신중했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1994년 7월 9일 오전 5시반께 김일성 사망을 보고받았다.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을 때다. 그는 3시간 뒤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는 조의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는 북한 관영매체가 김정일 사망을 공식 발표한 뒤인 지난 18일 밤 11시께 이를 보고받았고, 한 시간 뒤께 이명박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클린턴이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엿새 뒤 전화로 협의한 것과 대조된다. 한 소식통은 “김정일 사망 후 미국 대통령이 자정이 넘은 시간임에도 한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는 것 자체가 상황을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겠다는 것인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조의 성명 시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일성 사망 당시 클린턴은 사실상 ‘단독 플레이’로 김일성 사망에 애도를 표한 결과, 미국 내에서도 정치적 논란에 휘말렸다. 공화당 등으로부터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과 가족들을 고려하지 않은 모욕적인 성명이라는 비난을 받은 것.

오바마는 달랐다는 평가다. 김정일 사망에 애도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본인이 직접 나서는 것을 피하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통해 고 북한 국민들에게 염려와 기도를 전한다는 말로 조의 성명을 했다. 또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전환을 원한다”거나 “북한의 새 지도부는 한반도 평화, 번영, 항구적 안보를 위한 새 시대를 향해 국제사회와 협력하기 바란다”는 포괄적 메시지를 내놓았다.

한 외교 관계자는 “현재는 1994년 북핵문제가 처음 대두됐을 때와 다른 국면”이라며 “북한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 자체에 매달리지 않고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공조 등 국제사회에 보조를 맞추는 것을 중시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혀 있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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