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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경제 ‘살얼음’…시련의 계절 본격화?
뉴스종합| 2011-12-30 10:26
고용·부동산·소비지표 등

美 각종 지표 청신호 불구

회복세 지속 여부‘ 글쎄요’


신용강등 땐 돈가뭄 악순환

1월말 EU정상회의 주목

상임의장“ 유럽 갈길 멀고험난”



새해에도 글로벌 경제 전망은 우울하다. ‘키플레이어’인 경제대국 미국과 유럽연합(EU) 모두 낙관적일 수 없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은 지난해 말 각종 지표가 좋게 나온 덕분에 펀더멘털이 강화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 쪽에 무게가 더 실린다.

EU는 남유럽이 촉발한 재정위기 해결 셈법이 난망해 영국 등 일부 국가와 금융기관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붕괴 시나리오를 상정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토록 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어떤 나라도 점증하는 유로존 위기에 면역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며 “1930년대와 비슷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 점은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고 있다.

2011년은 위기의 시작에 불과하고, 본격적인 시련의 시기는 2012년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美 경기 회복세 지속 여부 촉각=AP 등 외신은 작년 12월 중순께 미국 경제지표들을 확인한 뒤 ‘회복(resilient)’이라는 단어를 썼다. 고용ㆍ부동산ㆍ소비 지표가 예상을 뛰어넘은 덕분이다. 불과 3~4개월 전만 해도 미국 경제는 ‘더블딥(짧은 경기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청신호’였다. 소비가 서서히 증가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실업률도 8.6%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11월 주택 착공은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1년 4분기 성장 전망도 3개월 전 1%대에서 3%대로 올라갔다. 완연한 경기 회복세를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그러나 침체를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회복이긴 하지만 그 수준이 ‘일반적’이라는 근거에서다. 부동산 쪽에선 주택 착공이 68만채이지만, 이는 이전 수준인 월 100만~150만채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실업률도 일자리가 정상적으로 늘어나는 수준인 6%까지 낮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유로화 출범 10돌… ‘산 넘어 산’ 유럽 재정위기=유럽의 상황은 사면초가에 풍전등화다.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EU 회원국 간 팀워크가 긴요하고, 일사불란한 정책 결정도 필수적인데 어느 하나 제대로 작동되는 게 없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조차 유로존 붕괴를 경고하는 판이다.

올해는 유로화가 단일 통화로 출범한 지 딱 10년이 되는 해인데, 유로존은 통화동맹으로서 상처만 남은 처지다. 물론 지난해 12월 초 EU 정상회의에서 신(新)재정 협약 체결에 상당수 회원국이 합의하고, ECB가 각국 은행에 4900억유로를 지원키로 하면서 파국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시장 불안도 다소 수그러든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암초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신평사들의 움직임이 특히 우려된다. EU 정상회의를 전후해 S&P, 무디스, 피치 3대 신평사가 연이어 유로존 국가 신용등급 조정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늦어도 새해 초까지 EU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등급 강등을 강행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등급이 떨어지면 해당 국가는 돈을 융통하기가 어려워져 돈 가뭄의 악순환이 심화하게 된다. 여기엔 이탈리아, 스페인, 아일랜드, 벨기에, 슬로베니아, 키프로스에 더해 프랑스까지 포함돼 있다. 장피에르 주예 프랑스 금융시장감독원장은 “프랑스가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건 기적이나 마찬가지”라고 해 우려를 키웠다.

1분기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만기가 몰려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4월 전에 이들 국가의 올 국채 만기 물량의 절반이 넘는 3100억유로가 집중된다.

일단 시선은 이달 말로 예정된 EU 정상회의에 쏠린다. 애초 3월 초에 열기로 했으나, 상황이 급박해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헤르만 판 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 의장은 “EU의 갈 길이 멀고 험난하다. 정치적 단호함을 계속 유지하는 게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하고 있다.

<홍성원 기자> /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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