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5일 ‘돈봉투 폭로 논란’과 관련 “어제 오늘 갑작스럽게 ‘폭로’한 것이 아니라 지난 달 초 신문 칼럼에 이미 게재한 내용” 이라며 최근 갈등을 겪고 있는 비대위와 친이 진영간 물갈이 논란과 이 문제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고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달 초 재창당 논쟁이 당내에서 뜨거웠을 때, 재창당을 요구하는 측의 주장은 결국 전당대회를 다시 열자고 것이었다” 면서 “이에 대해 내가 칼럼을 통해 ‘과거에 전당대회를 경험해 보니 줄세우기, 편가르기가 심하더라, 그러지말고 바로 비대위를 출범시키는 것이 낫다’는 주장을 하면서 한 사례로 돈봉투 얘기를 넣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특정인 누구를 위해하기 위한 주장이 아니므로 누가 당대표로 선출됐을 때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 의원의 상황 설명과는 무관하게, 지금껏 의혹 수준에 머물러 있던 전당대회에서의 대의원 매수 행위의 실체가 일부 드러난 만큼 상당한 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고 의원에게 돈봉투를 준 인물 선상에 오르게 된 전직 대표들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MB정부 핵심 용퇴론’의 대상으로도 지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돈봉투 사건은) 폭로된 이상 밝혀서 뿌리를 뽑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돈봉투를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모 의원실에서는 “우리는 아는 바가 없다” 며 즉답을 피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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