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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 대상경주 헤럴드경제盃 우승마 ‘다링비전’ 눈물의 사연......죽어가던 씨수마…혈통이은‘사랑의 힘’
엔터테인먼트| 2012-01-09 11:00
2012년 새해를 열어젖힌 헤럴드경제배 대상경주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시즌 첫 대상경주로 7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헤럴드경제배 대회에서는 조경호 기수의 ‘다링비전’(암ㆍ4세·사진ㆍ4조 박윤규 조교사)이 숨막히는 경쟁 끝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날 대회 시상식에는 헤럴드경제 유병창 대표이사, 이경희 문화부장, 배근석 한국마사회 부회장, 최원일 홍보실장, 박윤규 조교사, 조경호 기수, 김양호 마주가 참석했다.
이번 경주는 휴장기 동안 기력을 보충한 최강 국산 2군마들이 대거 출전해 차세대 국산 최강마자리를 놓고 뜨거운 신경전을 펼쳤다.
승부도 막판까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초반의 주도권은 12번 ‘프라임갤러퍼’였고, 2코너까지 ‘프라임갤러퍼’, ‘번개강호’ , ‘다링비전’이 손에 땀을 쥐게하는 추격전을 펼쳤지만, 최종 승자는 다링비전이었다.
다링비전의 마주 김양호(69ㆍ춘천국제스키리조트 대표이사)씨는 큰 감격에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잊지 못할 눈물의 사연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링비전의 아버지 퍼펙트 챔피언(11세ㆍ수)은 세 살 때 12전 11승을 기록한 최고의 경주마였다. 하지만 말들에게 암으로 불리는 ‘제엽염’(Laminitis)이 걸렸다. 제엽염은 말굽이 곪아 떨어지고 걷지 못하게 되는 불치병이다. 김씨는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지만 여기저기서 돌아온 대답은 안락사를 하라는 권유 뿐이었다.
하지만 김씨는 겨울에 혼자 마방에 살다시피 하며 퍼펙트 챔피언을 돌봤고 직접 일본까지 가서 약을 구해다 치료를 했다.
이같은 헌신적인 노력에 생사를 넘나들던 퍼펙트 챔피언은 지금은 명마혈통을 배출하는 씨수마로 제 2의 삶을 살고 있다. 다링비전을 비롯해 자마 20여마리가 한국 경마계를 주름잡고 있다. 김씨가 퍼펙트 챔피언을 살려내고 그 딸 다링비전을 명마로 키워낸 것은 최고의 혈통마를 지켜내겠다는 남다른 각오때문이었다.
다링비전은 기존에 한국 마사회나 마주협회가 보급마용으로 교배를 지원하는 씨수마 대신 김씨가 미국에서 스스로 혈통을 찾아내 수입하고 분석해서 교배를 시키고 탄생한 말이었다. 퍼펙트 챔피언의 아버지인 ‘콘퀴스타도르 씨엘로’는 미국에서도 랭킹 10위안에 드는 명마 혈통이었다.
경마선진국 일본이 500만달러짜리 세계 최고말들을 교배마로 보급하는데 비해 우리는 말 가격 제한 때문에 값싼 혈통의 말들을 보급하고 있어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혈통마가 탄생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김씨는 “일본 마사회가 500억짜리 말들을 들여오는데 우리는 그 절반이라도 되는 말들을 들여올 수 있어야 한국 경마계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심형준 기자/cer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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