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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속도 괄목할 수준…시너지 효과는 미지수
뉴스종합| 2012-01-09 11:15
해외 인수합병 성장세 불구

中·日·印보다 뒤처진 수준


연·기금 등 해외 M&A 가속

싸다고 덤비는 건 금물



우리나라의 해외기업 인수ㆍ합병(M&A)이 5년간 50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국인 일본, 중국은 물론 인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사들이는 것 만큼이나 시너지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9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에 국내 기업에 의한 외국기업 M&A 금액은 112억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후 2009년 68억달러로 급감했지만 2010년 119억달러로 회복한 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순투자액은 2005년 약 1억9000만달러에서 2010년 99억달러로 5년간 무려 51배로 급증했다. 증가 속도가 세계 최고수준이다. 한국의 순투자 규모는 세계 10위이고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7위에 해당된다. 2010년 프랑스(72억달러)와 독일(71억달러)은 한국에 못 미쳤다. 두 나라는 2009년에 각각 416억달러, 244억달러어치 외국기업을 사들여 1~2위를 차지했으나 유럽 재정위기로 1년 만에 규모가 급감했다. 재정 위기의 진앙지인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은 기업인수보다 매각이 더 많았다. 이들 나라는 각각 53억달러, 89억달러어치를 매도했다. 영국도 41억달러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이후 미국, 유럽 등 서구의 알짜기업들이 잇달아 매물로 나오고, 아시아 국가들이 이를 사들이는 추세가 뚜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딘 행보다. 특히 자원개발 분야에서는 일본, 중국, 인도에 비해 한참 뒤처졌다는 평가다.

2008년 금융위기로 크게 위축됐던 국경 간 M&A시장 규모는 2009년 5000억달러에서 2010년 6780억달러로 36% 증가했다. 작년에는 5월까지 4480억달러로 월평균으로 전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가운데 지난 해 일본과 중국은 각각 310억달러, 292억달러의 매수를 기록했고, 인도도 264억달러 규모어치나 외국기업을 사들였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성표 수석연구원은 “국내 경제성장률이 낮아져 M&A를 통한 외적 성장이 더 중요해졌다.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싼값에 인수하는 것은 지속성장의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M&A의 성과에 대한 확인도 아직 필요하다. 두산그룹의 미국 밥캣인수, STX그룹의 유럽 크루즈선업체 야커야즈 인수 등은 계약체결 당시에는 큰 화제가 됐지만, 두 그룹 모두 아직 M&A 후유증을 앓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연구위원은 “2008년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하다가 곤욕을 치렀다. 싸니까 산다는 게 아니라 시너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에는 연ㆍ기금도 기업과 협력해 해외 M&A를 계획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작년부터 삼성물산, SK, GS 등 6개 대기업과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해 해외 통신, 플랜트 건설사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원래 투자 계획은 1조원 가량이었지만 작년 말 4조원까지 늘어났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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