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대차잔고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초에는 대차잔고가 늘어나긴 했지만 증가폭이 급격한데다 실제 공매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동양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대차잔고는 7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신규 대차 포지션 설정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전 업종에서 대차잔고가 증가했다.
대차잔고는 투자자들이 빌린 주식의 규모를 말한다. 대부분 공매도로 쓰이기 때문에 대차잔고가 늘어난 종목은 수급이 부정적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투자자들이 숏커버링(매도초과 포지션 청산)과 의결권 행사 등을 이유로 청산에 나서면서 9조9000억원이 감소했지만 올해들어 빠르게 다시 잔고를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가 늘어나고 있는 업종은 상사, 디스플레이, 화학, IT 등이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은 시가총액 대비 대차잔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7% 이상이며, OCI 역시 4%를 넘기면서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공매도도 증가했다. 최근 5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320억원으로 절대 수준은 높지 않지만 지난달 대비로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김승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달에는 공매도가 전체 거래대금 대비 비중이 평균 2% 미만으로 하락했으나 최근 5일간 거래대금 대비 비중은 2.8%로 지난 11월말 이후 최대를 기록하며 빠르게 상승중”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는 연초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IT 업종에 집중됐다. IT 업종의 경우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이 6%에 달했고, 통신장비와 디스플레이도 4% 안팎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대차잔고 비중이 높았던 OCI의 공매도가 활발한 데 이어 LG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 LG디스플레이 등도 공매도 비중이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시가총액 대비 물량은 많지않지만 연일 공매도 규모 상위에 오르면서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hugahn>hu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