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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은 죽기전에도 7분간 독서했다
라이프| 2012-01-13 10:13

측근들이 전하는 독서습관

새로운 마오 참고서


늘 의심하는 비판적 책읽기

페이지마다 밑줄·부호 빽빽


수많은 중국 고전 탐독

우수한 고대문화 흡수·계승


중국인들은 현대 중국을 마오의 작품으로 여긴다. 마오쩌둥이 중국이란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의 뼈대를 만들어 놓았을 뿐 아니라 국민들과 공유한 시대정신, 즉 “사람은 배워야 한다”는 정신을 중국인들의 뼛속 깊이 새겨 놓았기 때문이다.

마오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게 독서편력이다. 그는 평생을 공부했고, 공부의 바탕은 책이었다.

‘마오의 독서생활’(글항아리)은 중국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쓴 마오의 평생독서기록이다. 마오와 일생을 함께한 동지와 비서부터 그의 도서실관리자, 영어교사를 역임했던 8명의 측근이 정리했다.

1부는 주로 마오쩌둥이 책읽기 가운데 고전, 문학, 역사, 신문 및 잡지, 영어공부를 다뤘다. 2부는 마르크스 레닌 저작, 혁명기 소련의 정치학ㆍ철학 서적들, 자연과학과 논리학 독서가 그 대상이다.

마오의 수첩 등 개인적 기록과 공문서, 기억을 종합해 마오의 책읽기 철학부터 구체적인 독서방법, 범위, 여백에 메모하는 독서습관, 저자들과의 서신토론, 서재 풍경, 이동할 때 책읽기까지 두루 서술하고 있다.

마오의 독서생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 고전 열독이다. 그는 수많은 고전을 탐독하면서 중국 고대의 우수한 문화를 비판적으로 흡수, 계승하려 했다. “우리는 잘 분석해서 봉건주의 문화를 비판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도 문화유산을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과학의 관점으로 차츰차츰 정리하여 새롭게 출판할 것이다”는 게 마오가 중국 고대문화를 대할 때 취한 근본적인 태도였다. 고서를 읽을 때 시종일관 관철한 기본 관점은 역사유물주의 관점이었다. 이는 고전소설에까지 미쳤다. 마오는 “‘홍루몽’을 이야기로 읽은 것은 초보적이고 낮은 수준의 독법이다.‘홍루몽’을 역사로 읽는 것이 비교적 깊은 층위로 들어선 소설독법”이라 했다.

마오의 또 다른 독서 특징은 범위가 굉장히 넓었다는 점. 사회과학에서 자연과학까지, 서구 인문사회과학 저작들, 고대에서 근대까지, 철학, 경제학, 정치, 군사, 문학, 역사, 지리, 자연과학, 기술과학 등 여러 방면의 책을 섭렵했다. 천문학, 물리학, 토양학에 관심이 깊었고, 심지어 ‘무선 라디오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1616형 고속보통선반’ 같은 기술서적도 탐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쉰은 마오가 평생 애독한 사람이었다.

마오의 독서습관에서 독특한 점은 늘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해하지 못했거나 의혹이 가는 부분은 표시해뒀다가 나중에 다시 읽을 때 반드시 의문을 풀었다. 책은 온통 동그라미 밑줄, 점, 삼각형, 의문부호 투성이였다. 비판적 책읽기였다.

독서와 관련한 마오의 일화는 숱하다. 마오는 임종 직전까지 책을 읽었다. 1976년 9월 8일 임종한 바로 그날 5시50분, 의사가 응급처치를 하는 상황에서 ‘용재수필’을 7분 읽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마오는 왜 책을 이토록 탐독했을까. 마오는 젊은 시절 이런 말을 남겼다.

“학문이 있으면 산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멀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학문이 없으면 어두운 도랑을 걷는 것처럼 더듬어낼 수도 없으며 사람을 몹시 고생스럽게 할 것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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