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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 ‘트리엔날레’, 취지 벗어난 타용도 사용에 伊대사관 항의
뉴스종합| 2012-01-20 09:26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의 밀라노디자인시티(MDC) 사업부지 내 트리엔날레 전시관이 당초 취지와는 달리 국내 모 종합편성채널의 드라마 스튜디오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이탈리아 대사관이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항의성 서신을 보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0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이 지난달 28일 트리엔날레 전시관을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스튜디오로 사용하는 것과 관련된 항의성 서신을 시와 인천경제청, 인천도시공사 등에 각각 보내왔다.

이 항의성 서신은 과거 인천시와 이탈리아 밀라노시와 맺은 양해각서에 따라 트리엔날레의 이름과 로고를 딴 시설물을 임의로 이용하는 것은 이탈리아 당국 및 기관의 사전 승인 없이 허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사관 측은 트리엔날레란 이름이 이탈리아 현지 권위 있는 디자인전시관의 이름을 따온 것으로, 영종도 트리엔날레 전시관 건물 외벽에 알파벳으로 적힌 ‘트리엔날레’를 ‘스튜디오 쿰(STUDIO KOM)’으로 바꾼 것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측은 언론 보도를 통해 트리엔날레가 종편의 드라마 스튜디오로 임대됐다는 사실을 알았고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국가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사관 측은 서신 끝에 “트리엔날레 임대가 사실이라면 양측 사이에 맺어진 포괄적인 협약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해명을 촉구했다.

한편 밀라노디자인시티는 세계적 디자인ㆍ전시산업의 메카인 이탈리아 밀라노를 본떠 인천 영종도 3.7㎢ 부지에 전시장, 박물관 등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지난 2008년 시와 밀라노시가 관련 협약을 맺었으나 가장 먼저 개관한 트리엔날레 전시관이 지난 2010년 폐쇄되면서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후 용도를 잃은 트리엔날레 전시관은 지난해 스튜디오 운영사인 한국영상미술진흥회에 임대돼 현재 국내 모 종합편성채널의 드라마 스튜디오로 활용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의 한 관계자는 “밀라노시와 맺은 양해각서는 법적 강제력이 없는 협의사항인 만큼 법적 문제는 없다”며 “대사관 측에도 충분히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트리엔날레 건립 과정에서 발생한 미지급금(60억여원)과 직원 체납 임금도 청산하지 않은 채 시설물을 민간기관에 임대한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무책임한 행동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이인수 기자/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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