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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이냐 ‘뇌물’이냐...수원시 한우갈비세트 파장
뉴스종합| 2012-01-27 06:59
수원시 고위 공무원에게 설을 앞두고 현금 3000만원이 든 한우 갈비세트를 전달한 조경업자가 구속됐다.

이 조경업자로부터 갈비세트를 선물받은 현직 공무원이 8명이나 더 있어 갈비세트를 ’선물’로 봐야할지 ’뇌물’로 봐야할지 논란이 일고있다.

수원 남부경찰서는 27일 수원시청 공무원에게 설 선물세트와 현금을 전달한 혐의(뇌물공여)로 A조경업체 대표 김모(55)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7일 밤 수원시 도시재생국 간부 B씨의 집을 방문해 가족에게 현금 3000만원(5만원권 100잔 묶음 6개)이 든 한우갈비세트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퇴근해 귀가한 공무원 B씨는 갈비세트에 뇌물이 든 사실을 확인한 뒤 다음날인 18일 감사담당관실에 자진 신고했다. 감사담당관실은 김씨를 불러 경위서를 받고 금품을 반환한 뒤 고발조치했다.

수원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A조경업체 대표 김씨는 지난 2006~2009년까지 수원시발주 조경공사를 전문으로 수주해오다 지난 2010년 이후 수원시청 발주 공사를 수주하지 못하자 간부 B씨에게 뇌물을 건네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결과 김씨는 최근 4년간 수원시 발주 수주 공사금액이 1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특히 A조경업체로부터 압수한 회계자료를 통해 대표 김씨로부터 설 선물로 갈비세트를 전달받은 수원시 현직 공무원들이 8명이나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 관련자를 전원 소환했다.

김씨는 본청 소속 간부 공무원들에게는 20만원에 육박하는 한우 갈비세트를, 구청이나 사업소 팀장, 주무관에게는 10만원 안팎의 LA갈비세트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서 이들 공무원 8명은 갈비세트를 받은 사실을 전원 인정했다.

경찰은 이들이 택배를 통해 선물을 받은 것으로 미뤄 돈은 받지 않은 것으로 보고, 형사 입건 없이 수원시 감사담당관실에 명단을 통보했다.

하지만 이들 8명은 주로 조경과 계약관련 업무를 담당, 설 선물이 업무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무원행동강령에 공직자는 3만원 이하의 금품만 수수할 수 있으며 금액이 초과할경우 시에 반환하도록 명시돼 있다.

경찰은 수원시 발주공사만 전문적으로 해온 김씨가 2006~2009년에도 시청 공무원에게 금품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지난 4년간의 시 발주공사 수주현황 자료와 회계장부를 토대로 관련공무원 명단을 수사중이다.

수원=박정규기자/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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