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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갈비세트 선물일까? 뇌물일까?
뉴스종합| 2012-01-27 11:15
공무원 8명 업자에게 받아
경찰 업무연관성 수사착수

경기도 수원시 고위공무원에게 설을 앞두고 현금 3000만원이 든 한우 갈비세트를 전달한 조경업자가 구속됐다. 이 조경업자로부터 갈비세트를 선물받은 현직 공무원이 8명이나 더 있어 갈비세트를 ‘선물’로 봐야 할지 ‘뇌물’로 봐야 할지 논란이 일고 있다.

수원 남부경찰서는 27일 수원시청 공무원에게 설 선물세트와 현금을 전달한 혐의(뇌물공여)로 A조경업체 대표 김모(55)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7일 밤 수원시 도시재생국 간부 B씨의 집을 방문해 가족에게 현금 3000만원(5만원권 100장 묶음 6개)이 든 한우갈비세트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퇴근해 귀가한 공무원 B씨는 갈비세트에 뇌물이 든 사실을 확인한 뒤 다음날인 18일 감사담당관실에 자진신고했다. 감사담당관실은 김 씨를 불러 경위서를 받고 금품을 반환한 뒤 고발조치했다.

수원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A조경업체 대표 김 씨는 2006~2009년 수원시 발주 조경공사를 전문으로 수주해오다 2010년 이후 수원시청 발주 공사를 수주하지 못하자 간부 B씨에게 뇌물을 건네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최근 4년간 수원시 발주 수주공사 금액이 1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특히 A조경업체로부터 압수한 회계자료를 통해 대표 김 씨로부터 설 선물로 갈비세트를 전달받은 수원시 현직 공무원이 8명이나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 관련자를 전원 소환했다.

김 씨는 본청 소속 간부 공무원에게는 20만원에 육박하는 한우 갈비세트를, 구청이나 사업소 팀장ㆍ주무관에게는 10만원 안팎의 LA갈비세트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서 이들 공무원 8명은 갈비세트를 받은 사실을 전원 인정했다.

경찰은 수원시 발주 공사만 전문적으로 해온 김 씨가 2006~2009년에도 시청 공무원에게 금품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지난 4년간의 시 발주공사 수주현황 자료와 회계장부를 토대로 관련 공무원 명단을 수사 중이다.

수원=박정규 기자/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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