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축구협회 횡령직원 위로금 퇴직금의 2배 넘어
뉴스종합| 2012-01-27 09:29
횡령 사건으로 권고 사직당한 대한축구협회 회계담당자의 위로금 1억5000만원은 다른 직원 퇴직금의 2.5~3배 가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대한축구협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횡령 혐의로 권고 사직당한 K씨의 위로금 1억5000만원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파격적이고도 과도한 대우”라며 축구협회 행정에 의문을 나타냈다.

권고사직당한 K씨는 축구협회에 지난 2006년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근속 기간은 만 5년이 안 된다. H카드사에서 일한 K씨의 이전 직장 경력까지 근속기간에 포함시킨다 해도 K씨의 근속 기간은 총 11년 가량.

근속 기간을 11년으로 쳐도 11년간 일한 축구협회 직원의 퇴직금은 1억500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0년 이래 축구협회를 퇴직한 직원은 총 3명이다. 지난 2001년 입사해 2007년 개인 사정으로 퇴사한 한 직원의 퇴직금 역시 K씨가 받은 위로금 1억5000만원의 절반도 안 됐다. 지난해 명예퇴직한 간부급 직원 2명은 모두 50년대생으로 근속 기간이 길어 K씨와는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 소식통은 “이번 사건은 2002년 한일월드컵 전 구멍가게 수준으로 운영되던 축구협회가 이후 대기업급으로 급성장하며 협회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이 압축적으로 나타난 사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2002년 월드컵 전 한 해 예산이 100억원대에 머물다가 2002년 이후 예산이 급증, 올해 예산은 1000억원대에 달하고 있다.

조직이 급격히 비대해졌지만, 협회 내 회계담당자는 단 2명에 불과했다. 그것도 1980년대 후반부터 경리를 맡았던 여직원이 2006년까지 회계업무를 거의 혼자서 맡다시피 했고, 2006년 K씨가 입사하며 담당자가 둘로 늘었다.

협회 내 모든 자금 흐름이 2명의 회계담당자를 거치다보니 회계담당자의 ‘보직 파워’는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회계담당자들은 조직 내에서 언터처블(전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협회 예산 감사도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 내에 감사실이 따로 없고 축구협회를 견제하는 상부 조직도 사실상 없는 상태다.

한편, 협회는 노조 소속 직원들에 대해 26일 전격적으로 인사를 단행하려다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직원에 대한 수사의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6일 축구협회 회계담당 직원 K씨가 협회 내 축구물품과 2500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 등을 횡령한 사건이 드러났다. 협회 노조는 지난해 말 즉각 K씨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지만, 협회는 K씨를 사직권고하기로 하고 퇴직금 외에 위로금조로 1억5000만원을 더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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