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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투기꾼 농간?…미친 장어값!
뉴스종합| 2012-02-03 11:09
장어값이 ‘미쳤다’. ‘미쳤다’는 표현이 가장 적당하다.
장어 소금구이로 유명한 서울 용산구 ‘A장어’. 지난 3개월 동안 이 장어집에서 장어값은 마리당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2000원 오른 뒤 2만2000원, 2만5000원 그리고 지난 1일부터는 2만8000원으로 껑충껑충 올랐다.
서울 중구 ‘B장어’ 역시 최근까지 마리당 2만4000원이었지만 지난 1일부터 2만9000원으로 마리당 5000원을 인상키로 했다.
장어식당 사장들은 “하루하루 장어값 올리는 게 일”이라며 “손님이 부쩍 줄어 미치겠다”고 말한다.
이렇게 장어값이 오른 것은 장어 산지에서 올라오는 장어 도매값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년 전 ㎏당 도매 공급가가 1만원대 였지만, 최근에는 ㎏당 6만원대 후반으로 7배가량 올랐다.
장어양식업자는 “다음주에는 도매가가 현재 6만원대 후반에서 7만원대 초반으로 오를 것이라고 해 출하시기를 며칠 늦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어 산지 도매가가 급등한 이유는 장어 ‘치어(稚魚)’값이 미친 듯 오르기 때문. 장어는 치어를 인공부화하기 어려워 직접 잡아 사료를 먹여 양식한다. 그런데 이 치어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장어 치어는 연근해에서도 잡지만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 오고 있다.
2008년 약 5000마리의 장어 치어가 들어가 있는 ㎏당 가격이 하품 200만원, 상품 3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0년에는 ㎏당 1500만원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5년전에 비해 70배나 오른 ㎏당 3500만원까지 올랐다. 마리당 0.2g 정도 하는 치어 한 마리 가격이 7000원가량 하는 셈이다.
매년 12월 말부터 1월 사이 치어를 구매해 수조에 넣은 뒤 1년여를 키우는 장어 양식업자는 올해 치어를 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전라남도에서 장어 양식장을 운영하는 J씨는 일반적으로 한 해 50㎏의 장어 치어를 수조에 넣어 양식을 시작하지만, 올해는 18억원가량을 들여 장어 치어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렇게 큰 돈을 투자하기에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J씨는 “이렇게 비싼 장어 치어를 구매해 키웠는데 자칫 장어값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 겁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어 사료 역시 몇 년 동안 3배나 올랐다. 20㎏ 한 포에 2만원 정도 하던 사료값이 최근에는 7만원까지 올랐다.
국제적인 투기바람까지 겹쳤다. 중국인 사이 장어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위 ‘큰 손’이 장어 치어를 싹쓸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내 해변가 장어 양식장에서 장어를 양식하지 못하면서 장어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나 장어 치어는 물론 장어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신상윤ㆍ박병국 기자/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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