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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日대사 구내식당서 오찬을?
뉴스종합| 2012-02-03 11:10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낮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와 오찬을 했다. 그런데 오찬 장소가 눈길을 끌었다. 장소가 호텔이 아닌 서울시청 구내식당 ‘소담’이었기 때문.
서울시장은 중앙정부의 장관급 공무원이다. 연봉도 1억원대 초반으로 장관과 비슷한 수준이다. 외교관 중 대사 또한 장관급이다. 둘의 만남은 서울시 차원의 정상회담이라 할 만하다. 시 차원에서는 최고 수준의 격식을 갖춰야 하는 의전행사다. 이런 행사를 왜 구내식당에서 열게 됐을까.
박 시장의 최측근 보좌진에 따르면 박 시장은 최근 각종 시장 참석 행사의 식사비를 줄이라고 지시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의 시장을 바라보는 시민의 눈높이가 있는 만큼 시장으로서 더욱 주의하겠다는 뜻이다.
시 관계자는 “각계각층의 고위 인사를 만나는 만큼 고급 식사를 해야 하는 자리도 있지만 가급적 식사비를 줄여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예산 절감에도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청 구내식당 ‘소담’은 시 공무원이 2800원에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곳이다. 좀더 격식을 갖춘 간부식당도 1인당 3500원이다. 값만 따지면 시청 일대에서 가장 저렴한 식사 장소다.
물론 시장단이나 고위급 간부 모임을 하는 경우 소수 인원에 한해 특급호텔 요리사 출신의 주방장이 제공하는 메뉴를 선보이기도 한다.
서울시 총무과 관계자는 “시장단이나 고위 간부의 특별행사는 소담에서 1만5000원이나 2만원 선이면 흡족한 수준으로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소담에서 주문 가능한 최고 사양의 메뉴는 3만원이다. 10인분 등 소수에 한해 일괄 제공되는 메뉴는 통일된다.
3일 박 시장과 일본대사 오찬 메뉴는 2만5000원 급으로 한식 코스형. 참석자는 5명이다. 매생이죽, 게살밀쌈, 대하잣즙무침, 쇠고기편채말이, 메로구이, 자연송이갈비찜, 밥과 탕 및 기본 반찬(5찬), 과일, 식혜 등이 시간 차를 두고 제공됐다.
이번 요리를 준비한 일류호텔 주방장 출신 소담 요리사 공무원 권혁준 씨는 “이 메뉴를 호텔에서 먹는다면 10만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권 씨의 주특기는 간장게장과 갈비찜으로, 지난 서울시 국감 도중 국회의원이 이곳 갈비찜을 먹고 감동해 주방을 찾아 격려한 일화는 유명하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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