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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으로 하이닉스 품에 안은 최태원 회장, 제3의 M&A 성공 신화 쓸까
뉴스종합| 2012-02-15 09:44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하이닉스 입성은 한편의 서바이벌 오디션 같았다. 지난 해 3월 시작된 글로웍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와 연이은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및 그룹 계열사 압수수색, 그리고 검찰 소환. 강도높은 검찰 수사에 하이닉스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최 회장은 계속 추진을 지시했다. 지난 13일 하이닉스 임시주총에서는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기를 들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의결위원 2명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돌발상황까지 발생했다. 집행유예 총수들에 대한 따가운 비판도 뒤따라 묘한 기류를 형성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최 회장은 지난 14일 하이닉스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최 회장 역시 사회 각계의 묵직한 기대감을 체감한 듯 “책임을 지고 하이닉스를 글로벌 반도체기업으로 성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그 동안 축적해 온 경영역량과 개인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총동원할 태세다. 최 회장 역시 직접 경영의 최전선에서 발로 직접 뛰겠다는 의욕을 내보였다. 부지런히 이천 하이닉스 현장을 방문해 격려하고 독려하면서 해외로 뛰어 글로벌 판로 개척에도 힘 쓸 것을 약속했다.

국가기간 사업을 수행하는 하이닉스의 비상을 위해 최 회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반도체 분야에 관한 식견을 키워왔고 검찰 수사로 어지럽던 지난 해 연말에도 하이닉스를 전격 방문해 무한애정을 과시했다.

재계의 대체적인 전망은 과거 굵직한 M&A를 성공으로 이끈 SK그룹의 노하우와 최 회장의 뚝심이 이번에도 빛을 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한국전쟁 이후 섬유회사인 선경직물로 출발해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 국내 최대 에너지기업으로 변신했다. 1994년 한국이동통신과 2000년 신세기통신까지 가져오면서 국내 최대 통신사로 다시 한번 우뚝 섰다.

여러 성공의 비결 가운데 선대로 부터 물려받은 ‘실패해도 도전해라’는 선굵은 책임경영이 가장 눈에 띈다. 책임을 지겠다는 오너와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4조2000억원의 투자, 글로벌 시황 개선 기대감 등 최 회장의 하이닉스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다.

일각의 ‘오너 리스크’라는 지적과 일부 주주들의 이사 선임 반대 의견 등에 대해 최 회장은 “채찍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반짝 오디션 스타로 그칠 지, 국민 CEO로 등극할 지 주목된다.

<류정일 기자 @ryu_peluche>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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