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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찾은 학생들 “공부 재밌어요”
뉴스종합| 2012-02-15 11:18
대학생 형·누나에 배우며
“나도 되고싶다” 롤모델 삼아
동기 생기니 성적도 뛰고…
학교도 학부모도 대만족

[성남=김영상 기자] “자, 자, 주목! 투비(To be)가 왜 주어가 되는지 알겠지요?” “네~.”

지난 14일 성남의 한 중학교 교실. 방학인데도 한 교실에선 영어 배움의 열기가 가득하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20여명의 남녀 중학생들이 선생님의 가르침에 열중하고 있다.

그런데 선생님이 너무 젊어 보인다. 얼핏 봐도 대학생 티를 벗지 못했다. 2개월간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전언영(서울대 정치학과 2008학번) 씨다. 그는 수업 후 “처음엔 의욕적이지 않았던 학생들이 누나나 언니처럼 따르게 되면서 질문도 던지는 등 적극적으로 수업을 임해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방과후교실 현장이다. 이 프로그램은 삼성이 지난해 10월 교과부에 사회공헌 일환의 교육기부 아이디어를 냈고, 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서울 수도권 15개 도시에 시범실시 중이다.

이 학교 역시 시범실시 학교다. 20명 학생이 두반으로 나뉘어 영어와 수학 수업을 받는다.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지만 중상위권 성적인 학생들이 수강 대상이다. 방과후 교실이 이들에겐 ‘희망의 멘토’인 셈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시범사업으로 방과후 학습을 진행중인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대학생 강사의 영어수업을 듣고 있다.

삼성은 앞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대학생 선생님(15개 학교에 2명씩 총 30여명)들을 뽑았다. 학교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롤모델인 대학생 형이나 언니가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음에 착안한 것이다.

이들 대학생에게는 삼성에서는 장학금이나 생활비를 제공한다. 강사 대학생은 과거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으로 어렵게 공부한 이들이 대부분으로,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나눔과 봉사의 미덕을 실천할 수 있는 이들로 구성됐다.

현장을 안내한 박진남 삼성사회봉사단 사회공헌TF 과장은 “중학생들에게는 교육 나눔을, 대학생들에게는 장학금 나눔을 펼칠 수 있어 나눔의 이중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교육 나눔으로 양극화 해소에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학교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이 형이나 언니에게 교과를 배울 수 있어 더욱 좋아하는 것 같다”며 “학부모들이 대만족하고 있으며 개학 후 본교육에도 다시 참여하고 싶다는 전화가 자주 온다”고 말했다.

방과후교실을 담당하는 한 선생님은 “얼마 전 학생 한명이 유명대 의대를 진학하고 싶다고 상담을 해 왔는데, 방과후교실 대학생 선생님과 연결해 생생한 상담을 받고는 좋아하더라”며 “산학연계 교육나눔의 좋은 모델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성적 개선 효과도 뚜렷하다. 지난해 12월19일 방과후교실 개설 전 진단평가에서 학생들은 평균 영어 65점, 수학 51점을 기록했지만 한달이 지난 1월31일 1차 평가에선 각각 75점과 73점으로 대폭 향상됐다.

삼성 관계자는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기부는 미래 대한민국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며 “삼성은 사회복지사업 전체에서 교육복지 사업 비중을 지난해 34%에서 올해 38%로 늘리고, 내년 이후엔 4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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