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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號 진두지휘 최태원…M&A성공 이어갈까
뉴스종합| 2012-02-15 11:31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하이닉스 입성은 한편의 서바이벌 오디션 같았다. 지난해 3월 시작된 글로웍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와 연이은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및 그룹 계열사 압수수색, 그리고 검찰 소환. 강도 높은 검찰 수사에 하이닉스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최 회장은 계속 추진을 지시했다. 지난 13일 하이닉스 임시주총에서는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기를 들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의결위원 2명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돌발상황까지 발생했다. 집행유예 총수들에 대한 따가운 비판도 뒤따라 묘한 기류를 형성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최 회장은 지난 14일 하이닉스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최 회장 역시 사회 각계의 묵직한 기대감을 체감한 듯 “책임을 지고 하이닉스를 글로벌 반도체기업으로 성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그동안 축적해 온 경영역량과 개인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총동원할 태세다. 최 회장 역시 경영의 최전선에서 발로 직접 뛰겠다는 의욕을 내보였다. 부지런히 이천 하이닉스 현장을 방문해 격려하고 독려하면서 해외로 뛰어 글로벌 판로 개척에도 힘쓸 것을 약속했다.

국가 기간사업을 수행하는 하이닉스의 비상을 위해 최 회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반도체 분야에 관한 식견을 키워왔고 검찰 수사로 어지럽던 지난해 말에도 하이닉스를 전격 방문해 무한 애정을 과시했다.

재계의 대체적인 전망은 과거 굵직한 M&A를 성공으로 이끈 SK그룹의 노하우와 최 회장의 뚝심이 이번에도 빛을 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한국전쟁 이후 섬유회사인 선경직물로 출발해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 국내 최대 에너지기업으로 변신했다. 1994년 한국이동통신과 2000년 신세기통신까지 가져오면서 국내 최대 통신사로 다시 한 번 우뚝 섰다.

여러 성공의 비결 가운데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실패해도 도전해라’는 선 굵은 책임경영이 가장 눈에 띈다. 책임을 지겠다는 오너와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4조2000억원의 투자, 글로벌 시황 개선 기대감 등 최 회장의 하이닉스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다.

일각의 ‘오너 리스크’라는 지적과 일부 주주들의 이사 선임 반대 의견 등에 대해 최 회장은 “채찍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반짝 오디션 스타로 그칠지, 국민 CEO로 등극할지 주목된다.

류정일 기자/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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