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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엔진 하이닉스 탑재한 SK그룹, 퀀텀점프(Quantum Jump) 할까
뉴스종합| 2012-02-15 10:14
SK그룹은 변곡점마다 거대 M&A를 성사시키며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그리고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세번째 빅딜인 하이닉스 인수를 완료하면서 세번째 퀀텀점프(Quantum Jump.대도약)를 하게 될 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너지와 통신의 성장축을 기반으로 재계 3위까지 오른 SK는 성장 정체기에 빠진 통신에 반도체를 탑재하고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을 앞세워 성층권으로 비행을 노리고 있다.

순식간에 삼성전자와 나란히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G2’가 된 SK가 막대한 투자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어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칠 지는 향후 관전 포인트다.

▶30년 숙원 풀며 세번째 빅딜 성사=SK텔레콤은 14일 3조3748억원을 투입해 하이닉스 주식 21.05%를 인수하는 주금납입을 완료했다. 최 회장은 이날 하이닉스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세계 2위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하이닉스를 품에 안게 된 SK는 전신인 선경이 지난 1981년 설립 3년만에 접어야만 했던 선경반도체 해산 이후 30년만에 숙원을 이룬 셈이다.

SK는 하이닉스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ㆍ화학 분야의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지난해 27% 성장하며 그룹 전체 매출액 약 130조원의 절반에 달하는 68조원을 기여했다. 그러나 또다른 성장축인 SK텔레콤은 16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며 SK텔레콤의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4% 대에 그쳤다.

SK는 내수시장에 한정된 SK텔레콤에 수출기업인 하이닉스의 성장 잠재력을 더해 대도약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개척할 사업 영역이 남아있다는 판단이다. 올해 전체 투자액 중 절반인 2조1000억원이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시황 전망도 밝다.

고비때 마다 초대형 M&A로 승부수를 던진 SK식 확장 전략에 대한 자신감도 크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직물과 화학섬유가 주력이었던 SK는 1980년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해 오늘날 SK이노베이션의 뿌리로 만들었고 1994년 한국이동통신, 2000년 신세기통신을 잇따라 가져와 SK텔레콤을 국내 최대 통신사로 우뚝 세웠다.

삼성반도체와 양강 구도, 과연…=하이닉스는 오너경영 체제를 갖추면서 삼성전자와 함께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하이닉스는 올해 전년보다 20% 증가한 4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SK의 하이닉스 인수로 인해 경우에 따라서는 투자 금액이 5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 회장이 하이닉스를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과감한 투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최 회장도 “제때 적정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도록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하이닉스가 주력하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은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변화가 빠르다.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아직은 매우 크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D램 시장 점유율은 45%로 22%를 기록한 하이닉스의 2배가 넘는다.

삼성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도 39.1%로 12.2%를 기록한 하이닉스의 3배가 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사업에 15조원의 투자를 계획하는 등 투자 규모면에서도 하이닉스에 3배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규모 투자가 있어야 한다”면서 “연간 조단위의 지속적인 거액 투자와 함께 경기 변동성이 심한 산업이라 SK가 막대한 투자 리스크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류정일ㆍ박영훈 기자 @ryu_peluche>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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