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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법 서로 폭탄돌리기... 박근혜ㆍ 한명숙은 침묵
뉴스종합| 2012-02-15 10:52
저축은행 피해구제 특별법이 형평성 공방 속에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민감한 정치현안에 대해 나란히 침묵으로 일관, ‘책임 떠넘기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무위원회로부터 법안을 넘겨받은 법제사법위원회도 여야간 정치관계법 합의 불발을 이유로 당초 15일로 예정된 법안심사 일정을 뒤로 미루는 등 자칫 법안이 장기 표류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15일 현재 저축은행 특별법에 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헙정(FTA) 등 선거 쟁점을 둘러싸고는 연일 수위놓은 맹공을 주고받으면서도, 유독 저축은행에 관해서는 발언을 삼가고 있는 것이다.

박 위원장과 한 대표 모두 겉으로는 “법안처리는 원내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찬성표를 들자니 부산ㆍ경남(PK)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입법’이라는 비난 여론을 뒤집어써야 하고, 무시하자니 반대를 하자니 4월 총선의 최대승부처인 부산ㆍ경남에서 거센 역풍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반발하고 이명박 대통령까지 제동을 건 법안을 밀어붙일 경우 정부와 국회가 충돌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두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 당의 입장을 정리하려면 의총을 열어 당론을 정해야 하지만 현재 그럴만한 여건이 안된다” 며 즉답을 피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도 “아직 당 지도부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논의되지 않았고 원내 단계에서 논의중” 이라며 “구체적인 입장이 정리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여야 모두 선거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PK 민심을 흔들 수 있는 저축은행 특별법의 휘발성을 우려해 ‘발 빼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윤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법사위가 자의적으로 판단할 성격이 아니다” 면서 “여론이 민감한 법안이기 때문에 여야의 입장이 정리되어야 한다” 며 여야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앞서 새누리당 법사위 소속인 주성영ㆍ박준선 의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당 차원의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법사위에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긴다는 것은 당이 정면 승부를 안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그러나 ““법사위에서 심도있는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공’을 법사위로 넘겼다.

이처럼 법안심사를 책임지고 있는 법사위는 여야 지도부에, 여야 지도부는 또 원내에, 원내는 법사위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저축은행 특별법이 ‘폭탄돌리기’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PK 민심을 외면하기도 그렇고, 포퓰리즘 비판을 감수하기도 그렇다” 면서 “당 차원에서도 심사숙고는 하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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