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얼음판서도 안정적인 코너링…도로와 한몸 되어 달리는 듯…
뉴스종합| 2012-02-21 11:36
닛산 무라노의 이름은 유리 공예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티아 섬 이름에서 유래했다. 한국닛산이 무라노를 알리며 ‘현대 예술’의 감성을 앞세운 것도 이 같은 유래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SUV의 무거운 이미지를 버리고 부드러움을 강조한 외관 디자인은 무라노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2012년형 무라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부드러운 선을 과감하게 적용한 전면 디자인이었다. 마치 비행기처럼 T자형으로 전면부 그릴을 구성했다. 익숙한 디자인이 아닌 탓에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예술적인 감성을 강조한 닛산의 취지에는 충분히 부합할 듯싶다.

시승 코스는 서울부터 강촌에 이르는 구간이며, 시승하는 날은 폭설의 여파와 강추위로 도로 상태가 최악에 가까운 때였다. 역으로 말하면 SUV의 성능을 체험하기엔 더 없이 좋은 환경이기도 하다. 서울-춘천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고속 주행을 시험해 봤다. 120㎞/h를 넘겼지만, 여전히 승차감은 뛰어났다.

동승자와 대화하는 데도 지장이 없을 만큼 정숙성도 수준급이었다. 6기통 3.5ℓ VQ엔진은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 토크 34㎏ㆍm를 구현했다. 가속을 하는 과정에서 힘이 느껴졌다. 140㎞/h까지 무난하게 속도가 올라갔고, 여력도 있어 보였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국도로 접어들면서 도로 곳곳에서 눈과 얼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이기 때문에 속도를 최대한 낮추고 핸들링과 안전성에 주목했다. 살얼음이 껴 있는 도로에서도 안정감 있게 코너를 통과했다. 80㎞/h 내외의 속도로 달렸지만, 부드러운 코너링과 도로에 붙어 있는 듯한 승차감은 유지됐다. 


무라노는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해 비포장도로 등 오프로드에선 앞뒤에 동일한 토크를, 미끄러운 노면에선 뒤쪽에 더 많은 토크를 제공한다. 살얼음이 있는 도로에서도 편안한 주행을 제공하는 비결이다.

‘SUV 답지 않은’ 외관과 달리, 실내 공간은 SUV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6대4 폴딩 리어 시트는 버튼 하나로 조작이 가능하고, 트렁크 내부에는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분리망을 갖췄다. 전자동으로 트렁크 문을 여닫을 수 있어 편리했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무라노가 강조한 부분이다. 특히 11개의 스피커와 듀얼 서브우퍼를 장착한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운전의 즐거움을 더했다.

무라노는 전체적으로 도심형 SUV의 정석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사륜구동의 안전성과 SUV 특유의 공간활용 능력을 극대화하면서도 도심에서 어울릴 듯한 디자인을 더했다. 조용하면서도 편안한 승차감은 출퇴근용으로도 적합해보인다.

다만 공인연비는 9.3㎞/ℓ로, 최근 고연비를 갖춘 SUV 가솔린 모델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판매가격은 5190만원이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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