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인물탐구
포퓰리즘 역사 기술을 통해 “이기적인 대중ㆍ흥행 정치인 득세 막겠다” 나선 안형환 의원
뉴스종합| 2012-02-21 09:54
“다음 세대를 수탈해 오늘 표를 사겠다는게 포퓰리즘의 불편한 진실이다”

현역 여당 국회의원이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공약 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안형환 새누리당 의원은 21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여야가 내건 공약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집으며 “다음 정부에서 국가 재정이 흔들리고 국가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포퓰리즘의 기준으로 재원조달 가능성, 지속가능성, 자원배분의 합리성을 꼽았다.

하지만 지금 여야의 정책 경쟁에서는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을 찾아보기 힘들다는게 안 의원의 지적이다. 그는 “민주통합당은 물론 새누리당의 선거공약을 보면 정말 안타깝고, 많은 반성을 한다”며 “분야별로 전체적 국가재정 문제를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채 듣기 좋은 것, 보기 좋은 것을 나열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남부권 신공항, 야당 출신 서울시장이 밀어붙이고 있는 대학등록금 정책, 여야 모두가 경쟁하고 있는 재벌 때리기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선 20조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갈 남부권 신공항의 경우 투자 대비 효용성을 지적했다. 고속철도망이 발달해 있고, 국토 면적이 좁은 우리의 여건 상 유럽 대륙이나 미국에서나 가능한 복수 거점공항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웃 일본이 지자체들의 경쟁 속에 40개가 넘는 국제공항을 만들었지만, 상당수가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경험이 좋은 예라는 설명이다.

대학 등록금, 청년 실업 정책도 적정 대학 진학률과 교육 시스템에 대한 성찰이 빠진, 눈 앞의 표만을 위한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지적했다. 안 의원은 “대학 진학률을 유럽 수준인 50% 정도까지 낮추고, 학력별 임금 차별을 줄이지 않고는 구조화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대학 등록금 인하도 이런 고민과 함께 가야하지만, 지금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고 반성했다.

재벌에 대한 비판 역시 “우리 재벌들이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자본주의 현실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삼성이나 현대같은 기업을 5개, 10개 더 만드는 것이 아닌, 일방적인 매도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표심을 잡기 위한 인기영합적인 재벌 정책과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발전적 비판 사이의 중용을 강조했다. 또 저축은행특별법에 대해서도 “이것이 선례가 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다시 한 번 평상심을 갖고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집권 여당의 현역 의원으로써 자기 반성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야당과의 경쟁심리 때문에 정부는 압박하면 된다, 정부가 정치를 몰라고집을 부린다며 스스로 합리화하기도 했다”며 “국가의 미래를 생각할 때 이것은 아니다. 평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안 의원은 포퓰리즘 정책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동서고금의 포퓰리즘 정책 사례와 그 결과를 담은 책을 조만간 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지, 늑대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는 개와 늑대의 시간을 맞이한 지금 시대에서 이기적인 대중의 양산과 흥행 정치인의 득세를 막아야 한다”는 초선 의원의 소신을 역사를 통해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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