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은행의 낚시’?…5%대 금리 상품만 있었다
뉴스종합| 2012-02-28 10:15
#. 최근 만기된 예금을 재예치하기 위해 주거래 은행을 찾은 허모씨. 각종 우대금리를 더해 책정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4.3%였다. 평소 광고물을 통해 5~7%대 금리를 제공받는 줄만 알았던 허씨의 실망감은 컸다. 충성고객임을 강조하며 재차 우대금리 혜택을 물었지만 은행원은 ‘연 4.3%가 최고’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시중은행권이 지난해부터 고금리 금융상품을 잇따라 출시했지만 실제로 5%대 이상 금리대를 적용받는 예금자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에서 5% 이상 금리를 받는 정기예금자(신규 취급액 기준) 비중이 14개월만에 0%로 집계됐다. 새로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한 고객 중 5%대는 물론 그 이상 금리를 적용받는 예금자를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고금리 비중이 0%라고 해도 소수점을 감안해야 되기 때문에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은행권의 수신 금리가 낮아져 고금리 혜택을 누리기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5% 이상 고금리 예금자는 지난해 12월까지 0.1%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 들어 시중은행의 인심이 팍팍해지면서 201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0%를 기록했다.

4.0%~5% 미만 예금자 비중도 12월 32.4%에서 1월 28.6%로 줄었다. 대신 3.0%~4% 미만 예금자는 3.8%포인트 늘었다. 전반적으로 고금리 예금자는 줄고, 저금리 예금자는 늘었다.

반면 12% 이상 고금리에 물린 대출자는 2002년 8월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지난달 시중은행의 금리대별 가계대출 비중을 보면 연 12.0% 이상 금리 비중은 3.2%로 전월보다 1.5%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1~2%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컸다.

이와 달리 4.0%~5% 미만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자는 전월보다 14.7%포인트 급감해 32.0%에 불과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운용처를 잃은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낮춰 수신액을 조절하는 반면 대출 금리는 올려 수익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gowithchoi>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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