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금호타이어 첫 복수노조 개별교섭
뉴스종합| 2012-03-02 11:17
“제2 노조 키워주기 꼼수”
기존 노조, 사측에 강력 항의
임단협 勞-勞갈등 불가피
타기업도 진행상황 예의주시

금호타이어 사측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복수노조에 개별교섭을 시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복수노조 출범 이후 재계 및 노동계는 교섭단체 단일화 여부가 심각한 진통을 낳으리란 우려를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사측이 개별 교섭을 선택하면서, 임단협 시작 전 부터 ‘노노(勞勞)갈등’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호타이어 노사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사측은 최근 올해 임단협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대신 복수노조 간 개별교섭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노조 측에 통보했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7월 복수노조법이 시행된 직후 기존 금속노조 산하 노조 외에 중도 실용노선을 표방하는 새 노조가 출범한 바 있다.

복수노조가 출범한 사업장에서 기존 노조와 새 노조 간 성향 차는 극명하다. 대부분 사업장에선 강성 성향이라면 실용주의 성향의, 온건 성향이라면 강성 성향의 복수노조가 새롭게 출범했다. 교섭 대표로 나서는 노조를 정하려면 ‘물과 기름’을 섞는 진통을 겪어야 하는 셈이다.

금호타이어 사 측이 비용부담을 감수하며 교섭창구 단일화 대신 개별교섭을 선택한 배경에도 궁금증이 일고 있다. 금호타이어 사 측은 “노조에 개별교섭을 실시하기로 통보했다”고 밝혔지만, 이유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 기존 노조 측은 “새로 출범한 노조가 조합원 수 등에서 터무니없이 모자란다. 사 측이 개별교섭을 결정한 건 의도적으로 제 2노조를 키우려는 심산”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차별적인 임금단체협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모든 법적인 조치를 강구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에 따르면, 사 측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기로 한 경우에는 개별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즉, 사 측이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개별 교섭을 원한다면 노조별로 나눠 단체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교섭창구 단일화를 진행하게 되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교섭대표로 나서게 되고, 과반수를 넘는 노조가 없을 때에는 전체 조합원의 10분의 1 이상을 보유한 노조가 공동 대표를 꾸릴 수 있다.

금호타이어 기존 노조는 3500여명 수준이며, 새롭게 출범한 노조는 현재 200여명의 조합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조합원의 10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결국 사 측이 개별 교섭하지 않으면 새 노조는 이번 단체협상에서 배제될 수 밖에 없다.

금호타이어는 최근까지 노사 갈등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사 측이 개별 교섭으로 새 노조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본격적인 단체협상을 앞두고 노사 간, 그리고 노조 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새로 출범한 복수노조는 현재 5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해 시작된 복수노조가 올해 처음으로 단체협상 시즌에 돌입하면서 ‘복수노조 후폭풍’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수 기자 @sangskim>dlcw@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