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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 빅엿’ 서기호 前 판사 "사법개혁하겠다" 통합진보당 입당
뉴스종합| 2012-03-02 16:21
’가카 빅엿’ 서기호 판사가 2일 통합진보당에 입당했다.

지난해 12월 트위터에 ‘가카 빅엿’ 등의 표현을 올려 이명박 대통령 비하 논란을 빚은 뒤 법관 재임용에서 탈락한 서기호 전 서울북부지법 판사가 2일 통합진보당에 입당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최근 서 전 판사를 만나 비례 대표를 제안했다. 이에 유시민 공동대표는 트위터에 "검증이 안됐다"면서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서 전 판사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정치와 거리를 두려고 했는데 오늘 박은정 검사님의 소식(사의표명)을 접하고서, 더 이상 이러한 비극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면서 "이대로 두어서는 우리나라의 사법근간이 흔들리고, 국민들의 사법불신은 더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기에,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서 전 판사는 이어 "저는 전국적 조직을 갖춘 정당활동을 통해, 그리고 가급적이면 국회의원이 되어, 뿌리채 헤집어서 근본적인 사법개혁, 검찰개혁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다음은 서 전 판사의 입당 기자회견문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며.....

누가 떠나고 누가 남아야 하는가



오늘 박은정 검사님의 사직의사 표명을 접하면서, 저는 지금 매우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는 박은정 검사님과 함께 사법연수원 29기 600명 중, 같은 7반에서 2년간 교육을 받았습니다. 또한 작년 11월경 정치검찰을 비판하며 사직하신 백혜련 검사님과도 29기 동기입니다.


비록 우리는 서로간에 판사와 검사로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법조인이 되어야 겠다는 마음가짐에서 이심전심으로 통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부당한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법과 원칙대로 재판 혹은 수사를 해야겠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겠다라는 마음가짐 역시 한결같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꿈꾸었던 판사, 검사의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습니다. 특히 후배를 지도한다는 미명하에 가끔씩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선배 법조인들의 모습에서 실망하기도 했고, 국민을 위한 법원과 검찰보다는,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조직의 안정이라는 미명하에 개별 판사와 검사를 관리, 통제하려고만 하는 수뇌부의 모습에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부터 심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세 사람은 강제퇴직 당하거나, 사직하는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도대체 전화를 걸어 기소청탁을 한 김재호 판사는 왜 남고, 양심에 따라 이를 사실대로 밝힌 박은정 검사는 왜 떠나야 합니까? 도대체 몇 명의 젊은 소장 판사, 검사가 더 옷을 벗어야, 이 부러진 법원, 검찰의 행태를, 광란의 칼질을 막을 수 있단 말입니까?


저는 며칠 전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공동대표를 통해 입당 및 비례대표 제안을 받았습니다. 원래는 판사를 천직으로 알고 있다가 불의의 강제퇴직을 당했기에,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사법개혁을 하고싶다는 순수한 뜻을 살리기 위해, 가급적이면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제가 원하는 근본적인 사법개혁이 법률 개정 등 입법활동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고, 혼자만의 힘으로, 사회운동 차원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물론 지인을 비롯해 사회각계 각층의 분들을 만나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박은정 검사님의 소식을 접하고서, 더 이상 이러한 비극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아직 통합진보당의 공동대표단 회의에서 비례대표 확정이 되지 않았지만, 우선적으로 당에 가입하기로 하였습니다. 저의 문제를 비롯해 부러진 화살 영화, 박은정 검사님 사건 등 최근 벌어진 일련의 법조계 사태는,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는 소수 엘리트 관료 법조인들과 보수언론, 청와대 사이의 기득권 복합체의 지배체제 유지 차원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두어서는 우리나라의 사법근간이 흔들리고, 국민들의 사법불신은 더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기에,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전국적 조직을 갖춘 정당활동을 통해, 그리고 가급적이면 국회의원이 되어, 뿌리채 헤집어서 근본적인 사법개혁, 검찰개혁에 나서고자 합니다.


우선적으로 통합진보당의 도움을 받아서, 민주통합당의 총선 후보로 나선 백혜련 변호사님을 만나, 박은정 검사님 사태에 대한 공동대응 방침을 논의하고자 합니다. 제가 원하는 근본적인 사법개혁은 검찰개혁과 함께 갈 수 밖에 없고, 뜻을 같이하는 정당과 사회단체의 연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각오


깨끗한 정치 하겠다는 사탕발림같은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간의 제 행적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그리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해 가는 통합진보당,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통합진보당의 당원으로서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정덕상기자jpur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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